산업은행 PEF, 대우건설 인수할까

불확실한 경기·쏟아지는 매물 "공개매각 흥행 어려워"
산은 PEF 설립절차만 5개월…내달초에는 설립해야
  • 등록 2009-06-29 오후 2:59:01

    수정 2009-06-30 오전 9:25:21

[이데일리 하수정기자] 다시 매물로 나온 대우건설(047040)의 인수자로 산업은행 구조조정 펀드(PEF)가 가장 현실성 있는 대안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공개매각을 할 경우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적극적인 인수 주체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인수자금 조달에 상대적으로 강점이 있는 산업은행 역시 PEF로 대형 매물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 "공개매각해도 좋은 가격 기대 못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을 공개매각 방식으로 파는 방안을 우선 고려할 방침이다. 시장에 직접 매각해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잠재 인수자로 LG(003550)포스코(005490), 롯데, 한화(000880), 효성(004800)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이들이 적극적으로 대우건설 M&A에 뛰어들어 몸값을 높이는 데 기여할 지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회의적이다.

금호그룹이 새로운 투자자(FI)에게 제시한 주당 2만3000원이라는 가격이 알려진 만큼 잠재 인수자들도 그 이상의 가치를 쳐주며 매입할 이유도, 여력도 없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 안팎의 분석이다.

기업들이 공개매각에 참여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경제 상황에서 대규모 차입 또는 인수금융을 구해야하는 부담이 상당할 수 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뚜렷한 인수후보가 있었던 현대종합상사 조차 가격문제로 딜이 깨진 것만 보더라도 M&A시장은 아직 얼어있다"면서 "하이닉스, 현대건설, 대우조선해양 등 대규모 매물들이 줄줄이 대기중인 상황에서 대우건설에 목 맬 기업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산은PEF 인수 가능성 `무게`

공개 매각이 마땅치 않으면 다음 대안은 산은PEF다. 산은은 이미 PEF를 통해 대기업 계열사들을 인수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경영권 프리미엄 30%에 추후 기업이 되살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도 준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금호그룹이 대우건설 경영권을 매각하기 위해서는 결국 자금 조달에 강점을 갖고 있는 산업은행이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그룹이 산은PEF에 대우건설을 팔게 되면, 29일 최고가로 단순 계산해 주당 1만4750원에 경영권 프리미엄 30%를 더한 1만9175원을 받을 수 있다. 기존 투자자 지분과 계열사 지분을 일부 합치는 등의 방법으로 대우건설 지분 50%가량을 넘기면 3조1200억원을 확보하게 된다.

물론 금호의 대우건설 매입가격 주당 2만6262원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지만, 금호산업 등 그룹내 자구노력을 통해 8000억~9000억원 가량을 마련한다면 연말 돌아오는 풋백옵션 부담을 해소할 수 있게 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공개매각이 될지, 산은 PEF가 인수할지 등의 대우건설 처리에 대해서는 아직 방향이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풋백옵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시간이 없다, 7월 착수해야"

문제는 가격 뿐만이 아니다. 시간이 촉박하다. 산은PEF가 신고절차, 투자자 모집 등 물리적으로 5개월 가량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산업은행은 다음 달 초 당장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PEF 설립에 나서야 풋백옵션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그룹은 대우건설 경영권을 다른 곳에 넘기더라도, 투자자들이 요청한 풋백옵션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한다. 따라서 풋백옵션 행사일인 오는 12월 15일 전에 대우건설을 매각해야하는 처지다. 늦어도 풋백옵션 대금 납입일인 2010년 6월 15일까지는 대우건설 매각대금에 추가 소요 자금까지 모두 마련해 놓아야 한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금호그룹이 연말 풋백옵션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기적으로 다음 달에 당장 산은PEF 를 추진해야 한다"며 "대우건설 매각방법에 대한 의사결정을 끌 시간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산은PEF가 설립된다해도 풀어야 할 문제들이 많다. 우선, 대규모 펀드를 구성하기 위해 상당 투자자들을 빠른 시간내에 모집해야 한다. 그렇지만 주변 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황.

산은 대기업 구조조정PEF 1호로 예상돼온 동부메탈의 경우 아직 가격 협상과 투자자 모집을 마치지 못했으며 상반기 중 5000억원 규모로 설립할 계획이었던 그린퓨쳐PEF도 투자자 모집이 어려워 하반기로 미뤘다.

PEF가 대기업 계열사의 지분 50%이상을 취득할 경우 피인수회사의 재산을 취득한 것으로 간주해 부과하는 간주취득세 등 세금도 부담스럽다. 특히 대우건설과 같이 보유 부동산이 많은 기업의 경우 취득세 규모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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