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들어 본격화되고 있는 엔화 가치 강세 전환 배경에는 무르익고 있는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한 몫을 하고 있다. 지난 11일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자, 이를 기점으로 일본 정부의 기습적인 외환시장 개입이 엔화 가치 흐름에 큰 변화를 줬다.
여기에 자민당을 중심으로 한 일본 정치권에서 더 이상 슈퍼 엔저를 용인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엔화 강세 심리를 강화시키는 재료로 작용 중이다. 일본 정부와 자민당에서 ‘슈퍼 엔저’를 더 이상 용인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BOJ에 추가 긴축을 요구하고 나선 배경에는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하이투자증권은 BOJ가 정치권의 긴축 압박에 직면했지만, 오는 31일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박상현 연구원은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금리동결이 결정되더라도 추가 금리인상 시그널을 내비칠 여지는 충분하다”며 “특히 BOJ가 국채매입 규모 축소, 즉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할 여지는 커 보인다”고 강조했다.
또한 BOJ의 통화정책 기조가 점진적 속도지만 긴축으로 선회하는 가운데, 연준의 금리인하 신호가 점점 더 가시화된다면 엔화 강세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엔화 강세 흐름이 원화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원화와 엔화 간 동조화 현상이 약화됐다고 하지만 엔화 추가 강세가 가시화된다면 원화도 일정 부분 엔 강세를 반영하면서 제한적 강세 흐름을 보일 여지가 있다.
다만 그는 “엔화 강세에 따른 일본 증시의 조정, 중국 경기부양 실망감에 의한 중국 증시 조정과 위안 약세라는 틈바구니에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이 노출되어 있음은 부담”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