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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2024 메타버스 엑스포’ 현장에서 만난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메타버스(Metavers)와 인공지능(AI)을 경쟁 관계로 보는 건 일차원적 사고”라며 한목소리를 냈다. AI가 이미 메타버스 개발에 없어선 안 될 필수 기술이 됐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들은 “쓰이는 않는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메타버스 분야에서도 AI는 이미 범용 기술로 자리잡았다”며 “앞으로 서로 영역을 구분짓는 게 무색할 만큼 하나의 단일 분야로 발전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메타버스 개발에 필수 기술로 자리잡은 AI
지난 28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막 내린 ‘2024 메타버스 엑스포’가 차갑게 식었던 ‘메타버스 열풍’에 다시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사흘 간의 행사 기간 지난해(1만1500여명)를 웃도는 관람객이 방문, 침체된 시장과 업계 분위기를 끌어 올리는 반등의 기회가 됐다는 것. 그동안 업계를 짓누르던 ‘메타버스 종말론’을 무색하게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람회 주최사인 메쎄이상 관계자는 “올해는 예년에 비해 메타버스를 실제 비즈니스 활용하기 위한 가능성을 타진하려는 B2B 방문객이 눈에 띠게 늘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불붙은 언텍트(Untact) 열풍과 함께 차세대 먹거리로 급부상한 메타버스는 엔데믹 전환으로 대면 활동이 재개되면서 기세가 한 풀 꺾였다. 시간과 공간의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는 가상세계가 일시적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며 관심을 끌었지만, 기술력과 수요가 상용화에 이르기엔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곳곳에서 “아직 멀었다”는 비관적인 평가와 전망이 줄을 이었다. 시장에선 상상 속 기술을 향한 맹목적 기대를 비꼬는 ‘메타버스 버블’이라는 말도 등장했다.
박람회 현장에서 만난 한 업계 관계자는 “현실 속 물건을 가상공간으로 옮기는 3D 모델링 뿐만 아니라 각종 코딩 작업을 챗GPT가 대신하는 등 메타버스 분야에서 AI 활용이 늘고 있다”며 “AI의 접목, 활용를 통해 이전에 없던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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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메타버스 엑스포 기간 내내 관람객 발길이 끊이지 않은 곳은 ‘칼리버스’였다. 세계 최대 IT·가전박람회 CES에서 메타버스 기술로 전 세계 바이어의 주목을 한몸에 받은 이 업체는 롯에이노베이트 자회사로 올 8월 공식 서비스 오픈을 앞두고 있다.
이 회사의 핵심 기술력은 실제처럼 현실감을 극대화한 ‘3차원(3D) 랜더링’ 기술. 칼리버스는 행사 현장에 초대형 3차원(3D) LED 스크린을 설치하고 3D 랜더링 기술로 편집한 벨기에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 페스티벌 ‘투모로우 랜드’ 공연 영상을 선보였다.
신은수 칼리버스 비즈니스 전략팀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중 메타버스는 현실을 대체하는 수단이었다면, 이제는 현실을 확장하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쇼핑과 엔터테인먼트 등 분야에서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 했다.
김태홍 OXR 융합연구단 책임연구원은 “외부 활동의 기회가 많지 않은 치매 환자에게 메타버스를 통해 사회활동의 기회를 제공해 떨어진 인지 기능을 치료하는 방식”이라며 “메타버스가 고령화 시대 사회 문제를 푸는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메타버스 활용도는 교육 현장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디지털 해부학 교육을 제공하는 메딥 박스(MEDIP BOX)는 장기를 정밀한 3D 모델링으로 스캔한 ‘해부학 수업’ 메타버스로 눈길을 끌었다. 의대 교육 연구소 메디프리뷰 대표이자 영상의학과 전문의인 권양 씨는 “일반적인 해부학 수업은 참관 인원이 너무 많거나 장기가 지방에 묻혀 있어 직접 관찰이 어려운 경우 기대했던 만큼의 학습 효과를 얻기 힘들다”면서 “해부학 교육에 매우 효과적인 프로그램이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기수연 메쎄이상 전시팀장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메타버스 기술이 충분히 무르익지 못한 상태에서 지나친 주목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각 산업 분야에서 사용자가 느끼는 불편함 즉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해소하는 수단으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박람회는 메타버스가 AI와 공생 관계라는 인식 확산과 더불어 더욱 다양한 분야로 메타버스 활용도를 넓히는 계기가 됐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