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 비상사태 선포…美 이민자 급증에 골치

미국行 경유지 국가인 코스타리카
9월까지 국경 통과 이민자 6만명 넘어
이민자 일부 폭동에 치안 불안 ‘위기’
  • 등록 2023-09-27 오전 10:44:27

    수정 2023-09-27 오전 10:44:27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미국에 이민 가는 중남미인들이 급격히 증가하는 가운데 ‘경유지’인 중미 국가 중 하나인 코스타리카가 자국 치안 안정을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밝혔다.

로드리고 차베스 코스타리카 대통령(사진=AFP)


로이터통신은 26일(현지시간) 로드리고 차베스 코스트리카 대통령이 이날 공무원들에게 비상사태를 선포하도록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스타리카를 횡단하는 이민자들의 폭동을 언급하며 “코스카리카의 친절을 약점으로 삼는 이들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취하라고 안보부에 지시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는 최근 코스타리카 남부 파나마와의 국경지역인 파소카노아스에서 이민자들이 코스타리카 경찰을 상대로 불거진 일 탓이다.

앞서 지난주 파소카노아스에서는 수십명의 이민자가 길거리에서 무허가로 먹을거리를 파는 것을 단속한 경찰관을 향해 돌을 던지며 항의하는 일이 불거졌다. 이에 코스타리카 경찰 당국은 범행에 가담한 이들 중 27명을 본국으로 송환했다.

니카라과와 파나마 사이에 있는 중미 국가 코스타리카는 남미 콜롬비아와 파나마 국경 지대인 ‘다리엔 갭’ 정글을 통과한 이들의 중간 도착지로 여겨진다. 이민자들 대부분이 콜롬비아와 파나마 국경을 지나 코스타리카를 거쳐 니카라과로 이동하는데 국경으로 향하는 교통비가 없어 돈을 마련하려 각종 잡일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타리카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9월 현재 코스타리카 국경 마을인 파소카노아스를 통과한 이민자 수는 6만명을 넘어섰다.

차베스 대통령은 내달 초 파나마를 방문해 이민자 위기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미국과 코스타리카는 지난 6월 코스타리카에 있는 24만명의 미국 이주 신청자 중 일부인 니카라과와 베네수엘라 국적자에게 미국으로 가는 법적 통로를 개방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코스타리카 내 과중한 이민 업무 부하를 줄이는 한편 코스타리카에서의 느린 이민 절차를 포기하고 불법 이민을 시도하려는 가능성을 감소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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