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세계 주요 3대 원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한데 대해 “석유 의존도가 높은 경제를 변화시키고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유가를 올리려 했던 사우디의 승리”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원유 공급을 줄인 러시아는 또 다른 승리자”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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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유가는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은 장중 배럴당 93.74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91.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1월물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장중 한때 95.95달러까지 급등했다. 3대 원유 가격은 조만간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또 다른 일부 유종의 현물가격은 이미 100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사우디의 감산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비전 2030 프로젝트’와 직결돼 있다. 미래 도시인 네옴 시티를 건설하는 것인데, 여기에는 최소 5000억달러(약 665조원) 이상 투입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위해 사우디는 적어도 국제유가를 80달러 이상 유지하기를 원하고 있다. 석유 의존도가 높은 사우디 경제를 첨단 제조업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게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면서 유가를 높이는 식으로 자금을 조달할 필요성이 커졌다. WSJ가 최근 유가 폭등을 두고 두 나라의 승리라고 진단한 이유다.
갑작스러운 유가 폭등은 금융시장과 통화정책 전반을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WSJ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에 근접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는 인플레이션과 전쟁에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며 “높은 유가는 더 높은 인플레이션과 더 높은 금리를 초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인플레이션이 하향 안정화하나 했는데, 유가 폭등으로 인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연준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의 여지를 열어둘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아거스 미디어의 데이비드 파이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유가 상승은 분명 인플레이션을 약간 더 높일 위험이 있다”며 “이는 연말까지 추가 금리 인상을 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