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노인 10명 가운데 6명은 성 생활을 하고 있으나 상당수가 성병 감염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은 콘돔 사용을 꺼리는 등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나 성 기능 보조기구 사용으로 인해 부작용을 겪은 사실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4일 한국소비자원은 부산·광주·대전 등 지방에 거주하는 60대 이상(평균 72.1세) 노인 500명을 대상으로 성 안전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를 보면 성생활을 한다는 응답이 62.4%(312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성매매 경험 비율이 46.5%(145명)를 차지했다. 특히 성매매 시 콘돔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노인은 3명 중 2명꼴이나 됐다.
실제로 성병에 감염된 경험이 있는 노인도 32.1%(100명)에 이른다고 소비자원 측은 전했다. 감염된 성병 종류는 임질이 전체의 1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요도염(질염·13.8%), 매독(6.4%) 순이었으며 성병의 종류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37.2%였다.
현재 성생활을 하고 있는 노인(312명) 중 발기부전 치료제를 구입한 경험이 있는 노인은 36.9%(115명)에 달했다. 병원 처방 후 약국에서 정품을 구입한 경우는 44.3%(51명)에 불과한 반면 성인용품점, 노점판매상, 전단지를 통해 복용한 사례가 절반(50.5%·58명)을 넘어섰다.
제품 구매 후 복용한 노인 115명 중 77명(67%)은 혈압 상승, 안면 홍조, 안구충혈, 어지러움 등의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밖에 성 기능 보조기구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노인(29.5%92명) 가운데서도 정품을 사용한 경우는 26.1%(24명)에 그쳤다.
구입 경로는 ‘의료기기 판매점’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18.5%(17명)에 지나지 않았고, ’성인용품점’ 21.7%(20명), ‘신문·광고’ 6.5%(6명), ‘노점·무료 체험장 등 방문판매’, ‘인터넷 온라인 쇼핑몰’ 각각 4.3%(4명)의 순이었다. 부작용을 경험한 노인도 44.6%(41명)로 피부 반점과 변색이 가장 많았다.
한편 소비자원은 안전한 노인 성생활을 위한 교육 강화, 성인용품 안전 기준 마련, 가짜 발기부전치료제 단속 강화 등을 보건복지부에 건의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성생활을 적극적으로 영위하는 노인들이 증가하는 반면 현실적으로는 광범위하게 불법 제조, 수입 유통되는 실정”이라면서 “안전한 제품이 유통될 수 있도록 관련 기준을 마련하는 등 관련 부처의 감시감독 강화 역시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노년기 안전한 성 생활을 위해서는 발기부전치료제ㆍ성인용품ㆍ성기능 보조기기 구입 시 정품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