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6월 05일자 31면에 게재됐습니다. |
의사는 몇 개월 더 기다려 보자고 했지만 김씨는 왠지 다시는 목소리가 돌아오지 않을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갑상선암은 수술을 하지 않아도 상관없는 가벼운 암이라는 말을 들었던 탓에 수술을 결정했던 것에 대한 후회가 밀려왔다. 김씨는 가족에게 “목소리가 안 나오는 지금이 암진단 받았을 때보다 더 고통스럽다”고 글로 적어내려 갔다.
최근 보건복지부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갑상선암으로 입원 치료를 받은 환자는 총 4만6549명으로, 위암을 제치고 국내 최대 암 환자 그룹이 됐다. 초음파로 갑상선을 검사하는 경우가 늘면서 발견하는 암이 늘어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세영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에 따르면 갑상선암 수술 후 목소리가 나오지 않게 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성대 신경이 잘렸거나 손상돼 성대가 마비된 경우가 첫 번째다. 또 하나는 갑상선을 제거하기 위해 목 부위 근육을 여는데 이때 근육이 유착(서로 떨어져있는 피부나 막이 염증이 생겨 서로 들러붙는 것)된 경우다.
이 교수는 “성대 신경이 잘렸다면 목소리가 돌아오지 않지만 이 같은 경우는 드물고 나머지 경우는 수술 후 2~3개월이 지나면 목소리가 돌아온다”고 말했다.
◆급증하는 갑상선암, 왜?
주변 직장 동료나 가족 중 갑상선암 환자가 한 명쯤은 있을 정도로 갑상선암이 발병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말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지난 1999년 이후 2009년까지 전체 암 발병 건수는 연평균 3.4% 정도 늘어났는데 갑상선암은 남성에서 연평균 25.6%, 여성에서 25.4%로 증가 속도가 가장 빨랐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전체 암 발생률 중 10위권 밖이었으나 이제는 전체 암 발생률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건강검진이 활성화되면서 갑상선암 진단을 받는 환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직장 검진에도 갑상선초음파검사를 함께 하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는 갑상선 혹(결절)이 겉으로 보이거나 만져질 정도가 돼야 발견했으나 검진의 활성화로 이제는 겉으로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는 작은 갑상선 혹을 곧잘 찾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