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판문점 회동 '아찔한 실수' 난도질, 행복한가"

  • 등록 2019-07-02 오전 9:42:28

    수정 2019-07-02 오전 10:21:37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은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이뤄진 남북미 정상의 회동 관련 일부 언론 보도에 불만을 드러냈다.

탁 자문위원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모든 것을 해냈다. 연출하지 않음으로 연출 이상을 보여줬다’ 이 말이 어렵지는 않을 것이고… 오전에 사전 기획된 이벤트라고 몰아가는 것에 대해 의장기와 몇 가지 사실들을 소개하며 얼마나 갑작스럽게 일어난 역사적 사건인지 설명해주니, 다시 오후엔 경호의전상의 아찔한 실수라는 다분히 악의적인 헤드라인과 코멘트들”이라고 썼다.

이어 “분단의 역사 중 가장 눈부시고 눈물나는 감동의 현장을 난도질하는 거기 몇몇 언론사와 기자 여러분 행복하십니까”라며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남북미는 평화로 가는 또 한 걸음을 더 내디뎠다”라고 덧붙였다.

북한 조선중앙TV는 1일 전날 판문점 회동 기록영화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선임보좌관과 인사를 나누는 장면을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탁 행정관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남북미 정상의 역사적인 판문점 회동이 얼마나 급박하게 이뤄졌는지를 말하며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에서 북미 정상이 회동한 장면을 언급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뒤쪽에 인공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배치됐는데, 이 의장기(행사에서 의전에 사용되는 깃발)가 바닥에 다 끌렸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유의집 건물이 상당히 낮다. 북측에서 당일 날 새벽쯤 의장기를 부랴부랴 공수했을 텐데, 그 깃발 높이가 건물과 안 맞은 것”이라며 “이 때문에 의장기가 바닥에 끌리는 초유의 사태가 생겼다. 그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부 언론은 ‘의전상의 실수’라며 탁 자문위원의 말을 인용했다.

탁 자문위원은 ‘깜짝 만남’을 강조하려 한 말인데, 일부 언론에선 의전 실수를 지적한 발언으로 풀이한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판문점 회동에서 교착 상태인 북미 대화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것으로,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 앞에서 대화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편, 탁 자문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객’(손님)으로 전락했다”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발언 등 문 대통령이 남북미 정상 회동 과정에서 소외됐다는 일각의 지적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판문점 북미 정상 만남을 위해 기꺼이 앞자리를 피하고 뒤에서, 옆에서 중재하고 조정하고 맞이하고 환송한 대통령을 비난하는 분들, 대통령께서 무엇을 위해 인내하고 견디시는지 생각해 주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탁 자문위원은 “자신의 자존심이나 명예보다 더 중요한 국가적 가치와 이익을 위해 애쓰는 모습이 왜 안 보이는 건지, 애써 대통령의 헌신을 망신으로 폄훼해 얻는 정치적 이익이 얼마나 대단하기에, 얻으면 무엇을 얼마나 얻고자 그러는 건지… 기쁜 날 슬픈 마음”이라며 “(문 대통령이) 애쓰시는 모습이 안타깝고 죄송해서”라며 페이스북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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