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선 기자] 현역 해군 중장이 부대 골프장에서 캐디에게 상습적으로 성희롱한 사실이 알려져 비난이 일고 있다. 해군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뒤늦게 감찰에 착수했다.
해군 관계자는 19일 “해군 A중장이 지난 1월부터 부대 내 골프장 캐디를 상대로 ‘버디를 기록하면 노래를 불러달라’는 등 무리한 요구를 한 사실이 있어 오늘부터 내일까지 본부 감찰팀을 파견해 정밀 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중장은 수개월간 부대 내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중 본인이나 일행이 버디를 기록할 때마다 경기를 보조하는 캐디에게 ‘노래를 불러라’ ‘섹시하게 춤을 춰라’ ‘엉덩이를 흔들어라’ 등의 요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약직인 군 골프장 캐디들은 이런 사실을 공식적으로 항의하지 못하고 예비역 군인인 골프장 담당자에게 알렸다. 그러나 골프장 담당자는 이같은 사실을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채 캐디들에게 ‘앞으로는 그런 요구에 응하지 말라’고만 지시했다.
해군 관계자는 “A중장은 골프를 치던 도중 캐디에게 ‘노래를 불러달라’고 요구한 사실은 있으나 섹시한 춤을 춰달라든지 엉덩이를 흔들어달라는 요구는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며 “자세한 사항은 감찰팀의 정밀한 조사가 이뤄진 이후에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국방부는 군 간부들이 저지른 성 군기 위반사건이 잇따르자 지난 11일 ‘성폭력 방지 종합대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지휘계통에 있는 관련자가 성범죄를 묵인하거나 방조할 경우 가중처벌한다는 게 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