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고대 안산병원 “생존자 상태호전…일부 심한 스트레스”

"학생들에게 TV뉴스 가급적 안 보여 주고 있다"
"퇴원 후 1:1 정신의 매칭 추진"
  • 등록 2014-04-21 오후 1:13:41

    수정 2014-04-21 오후 1:13:41

지난 17일 오전 차상훈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장이 세월호 침몰 사건 관련 환자 건강상태와 치료방향에 대해 밝히고 있다. [안산=뉴시스]


[안산=이데일리 이도형 기자]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 구조된 학생들을 치료하고 있는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은 21일 “학생들이 입원 초기의 혼란된 감정과 불안감 등에서 전반적으로 호전되는 추세지만 일부는 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 증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차상훈 안산병원장은 이날 병원 별관 소강당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학생들 중) 40% 가량이 충분한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차 원장은 “아직은 위험징후를 보이지 않고 안정된 학생들이 상당수지만 불안을 호소하거나 감정이 불안정하거나 기운이 소진된 학생들도 있었다”며 “상태에 따라 추가적인 치료적 개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현재까지 진행한 학생면담 및 상태평가 결과 입원 학생 중 20% 가량이 보다 지속적인 개입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어 본인 및 보호자들의 동의 여부에 따라 정신건강의학과로의 전과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창수 고대 안산병원 정신의학과 과장은 “집중적인 면담과 심리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과장은 또 “현재 학생과 보호자들에게 언론 보도를 완전히 차단하고 있지는 않지만 회진 등에서 뉴스를 자꾸 보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다고 권유 중”이라며 “병동에서 틀어지는 TV 등에서 가급적 뉴스 이외에 다른 것을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입원 학생들의 퇴원 시점에 대해서는 “2~3일 정도 필요하다고 보지만 가변적일 수 있다”고 답했다.

안산병원 측은 학생들의 퇴원 이후에는 경기도, 안산시, 복지부, 교육부의 정신건강 대표들과 함께 구성한 ‘안산시 통합재난 심리지원단’을 통해 치료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육부 학생건강센터는 학생들의 퇴원 이전에 센터 소속의 소아청소년정신전문의를 1:1 개인 주치의로 붙여 구조 학생들의 장기적인 추적 및 관찰에 나서기로 했다.

한 과장은 “환자 대부분이 청소년기라서 성인기보다 (증상이) 가변적일 수 있고 늦은 증상이 나올 수 있다”며 “그래서 추적관찰이 필요하고 1:1 주치의도 전문가를 통해 지속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심리적 증상이나 불안감을 미리 조정할 수 있도록 계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산병원은 아울러 성인 환자들 중에서도 불안과 불면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어 약물치료 등으로 이를 덜어주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인환자들이 퇴원 이후에도 증상이 남아 있을 경우에는 해당 시·군·구 정신관리센터가 추적 및 관리하기로 했다.

한편 안산병원은 현재까지 세월호 침몰사건으로 고대 안산병원에 입원한 이는 총 81명이라고 말했다. 이 중 74명이 학생, 성인환자가 6명, 실종학생 보호자가 1명이다. 성인환자 6명 중 2명은 필리핀인 이며 성인 1명은 퇴원을 했지만 다시 입원했다. 안산병원은 이날 이후 입원 인원수는 학생 치유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공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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