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발 쇼크...국내 ICT장비 키운다

화웨이 장비 LG유플 공급으로 자존심 상해
명품 장비 키운다...국산장비 수요 위한 행정기관 간담회도 개최
  • 등록 2013-11-08 오후 2:37:47

    수정 2013-11-08 오후 2:37:47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국내 기간통신사업자의 기간망에 중국 장비 업체 화웨이가 처음 진입하게 되면서, 국내 네트워크 장비 업체들의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화웨이는 엑세스나 가입자단 장비 정도만 국내에 팔았지만, 이번에 LG유플러스(032640)의 서울과 경기, 수도권 지역의 2.6GHz 주파수 롱텀에볼루션(LTE) 기지국 장비로 선정된 이유에서다.

8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래부 주최 ‘ICT 장비· CEO 간담회’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감지됐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지난 10년 간 화웨이의 협력업체로 국내에서 활동해 온 A업체 사장은 눈물겨운 스토리를 공개했다.

그는 참석자들에게 화웨이가 사실상 무법천지로 사업을 하면서, 약속을 제대로 안 지켜 재고처리도 쉽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국내 장비 업체들의 불만은 어제(7일) 열린 화웨이 주최 ‘상생협력 방안 설명회’에서도 드러났다. 한 장비업체 관계자는 “아까 발표할 때 화웨이가 10년 동안 중기와 상생협력했다고 말했는데, 잘 와 닿지 않는다. 상생협력 한 사례나 앞으로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오픈해 달라”고 질의하기도 했다.

화웨이가 국내 통신서비스의 심장부에 들어오면서 일고 있는 보안 우려에 대한 관심도 여전했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이날 회의에 직접 참석해 “도청 등 보안 우려는 전혀 없다”고 언급하기에 이르렀다. 이날 이통사 CEO 중참석한 사람은 이 부회장이 유일하다. 다른 이통사들은 네트워크 담당 임원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화웨이로 불거진 논란을 계기로 국내 ICT 장비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가입자단에서 이제는 코어망, 백본망 장비까지 기술력을 갖추게 된 화웨이보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이 절대 뒤지지 않는 만큼, 특정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상품’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미래부는 11월 말까지 네트워크장비, 방송장비, 컴퓨팅장비 등 분야별 세부실행계획을 만들어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수출이 가능한 ICT명품장비를 만들기 위한 내년 R&D 추진계획도 포함돼 있다.

오는 19일에는 미래부 정책실장 주재로 주요 행정기관 간담회를 열고, 안행부, 국방부, 법무부, 교육부, 국토부, 금융위, 조달청, 서울시, 우정사업정보센터 등과 함께 국산 ICT장비 구매 제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윤종록 미래부 차관은 “ICT는 수출의 30%, GDP의 8%를 차지하는 대한민국 대표 산업이자, 창조경제의 비옥한 땅”이라면서 “건물 진동설계 소프트웨어처럼 특정분야에서 국내 ICT장비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케이엠더블유(032500), 다산네트웍스(039560), 유비쿼스(078070), 쏠리드(050890), 텔레필드(091440), 삼지전자, 코위버, 진명통신, 이노피아테크, 클루닉스 등 10개사 대표와 통신3사,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IT서비스산업협회, 한국네트워크산업협회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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