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차·화·정 담는다..증시 오를 일만 남았나

  • 등록 2011-08-23 오후 3:03:44

    수정 2011-08-23 오후 3:41:36

[이데일리 김지은 기자] 주식시장이 4% 가까운 급등세로 23일 거래를 마감한 가운데 이것이 정상화 과정으로 복귀를 의미하는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것이 지속적인 상승세로 이어질지는 다소 엇갈리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다만 그간 낙폭이 과도했던 만큼 일정수준까지는 반등이 가능하다는 전망에는 의견을 일치하고 있어 추가 반등 여지가 아직 남아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기관, 차·화·정 다시 담는다

이날 증시 반등을 이끈 것은 기관 투자자다. 투신권 중심의 기관 투자자들이 자동차와 화학, 정유 등 이른바 차·화·정, 그리고 IT주 위주의 강한 매수세를 펼쳐내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지수 영향력이 큰 삼성전자(005930)가 4.6% 급등했고, 현대차(005380)LG화학(051910) SK이노베이션(096770) 등이 나란히 두자릿대 급등세로 거래를 마치는 등 시총 상위주 위주의 강한 움직임이 코스피 지수를 상승세로 이끌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기관 투자자들이 최근 급락한 차·화·정을 다시 바구니에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동안 차·화·정 등 기존 주도주가 급락하며 로스컷(손절매)까지 진행됐고, 이 과정에서 대기매물도 상당부분 소화됐다"면서 "이제 다시 기관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증시 반등 준비하나

기관 투자자들이 시장 주도 업종인 차·화·정, 그리고 IT주를 매수하는 것을 보면 시장 역시 다시 회복 과정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많이 빠졌던, 그리고 시장을 주도하는 업종 위주로 강세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이제부터 시장은 회복 과정에 접어들었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리비아 사태 해결 기대감 등 대외변수 또한 완화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안정되고 있다는 것.

그는 "오늘 하루만 보면 주가 상승폭이 지나치게 크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지수가 단기간에 20% 급락했음을 감안하면 결코 많이 오르는 것이 아니다"면서 "이런 흐름이 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불안요인이 남아있는 만큼 추세적인 상승세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조성준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파트장은 "과도하게 빠졌던 것이 적정 수준으로 수렴하고 있는 과정"이라며 "과도하게 빠진 것이 제자리를 찾고 있고, 그 이상으로 올라가면 다시 한번 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가 판단하는 적정수준은 1900선. 따라서 1900선까지는 기술적 반등이 가능할 수 있다는 뜻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 역시 "10% 하향조정된 수정 주당순이익(EPS)을 기준으로 하면 코스피 적정 수준은 1900선인 만큼 추가 반등 여지는 남아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경기민감주 실적 컨센서스 하향조정이 가파르기 때문에 예상실적의 15% 하향을 감안한다면 1850선 수준에서 저항 압력이 강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은 버냉키 입에 달렸다

증권가는 이제 버냉키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오는 26일(현지시각) 예정된 버냉키 의장의 잭슨홀 연설에서 3차 양적완화(QE3)에 대한 언급이 나올지 여부가 시장의 향방을 가른다는 것이다.

조 파트장은 "현재 시장 내 풍부한 자금이 위험자산으로 옮겨가야 하는데, QE3 언급 등을 통해 심리가 안정된다면 위험자산으로 이동이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며 "이는 증시에서도 강한 반등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QE3가 언급되지 않더라도 보유채권 유지기간 명시나 초과 지준율 인하, 단기채권 만기도래 금액을 장기채권에 재투자하는 등 또다른 형태의 지원책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애널리스트는 "경제적, 정치적인 요인을 고려할 때 연준(Fed)은 또다른 지원책을 실행할 것"이라며 "어떤 지원책을 언급하건 글로벌 투자가의 심리 안정에는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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