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초 분위기는 좋았다. 미국 정부의 7000억달러 규모 금융 구제조치 등의 발표로 시장 안정화에 대한 기대로 강세 출발하며 33포인트 이상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밤사이 전해진 아메리뱅크의 파산과 채권 보증업체 MBIA, 암박 파이낸셜에 대한 우려로 인해 투자심리가 급속히 위축됐고 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의 상승폭을 반납했다. 항간에서는 미국의 긴급 구제금융 조치에 대한 현실성 논란도 불거졌다.
미국발 호재가 무력화 된 것만은 아니었다. 아시아 곳곳에 단비를 뿌려 홍콩, 일본, 대만, 싱가포르,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나란히 강세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은 연이은 증시 부양책 덕분에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장중 9% 이상 오르는 등 급등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이날 정부의 6대분야 22개 신성장동력 산업 선정 및 육성 발표가 있었으나 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동안 신성장동력 관련해 진행과정이 계속 나왔던데다 보수적인 시장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코스피는 지난주말 4.55% 급등하기는 했지만 이날은 눈높이를 대폭 낮춘 1460.34로 마감했다. 상승폭은 14.56포인트(0.31%)였다. 코스피 지수가 이틀 연속 오른 것은 지난달 11일 이후 한 달여만에 처음. 하지만 상승폭은 한 자릿수에 불과해 다소 실망스러웠다는 평가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215억원과 1355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동반 매수에 나섰지만 다소 수동적인 모습이였다.
외국인의 경우 공매도했던 물량의 상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그동안 공매도 가능성이 높았던 종목에서 주로 매수가 이뤄졌고 기관 역시 프로그램 차익거래가 803억원 순매수해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프로그램 차익거래는 803억원을 순매수했고, 비차익거래는 2667억원 매수우위를 보이며, 총 3471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은 그동안 매도세를 보여오던 제조업, 건설업, 전기전자, 철강금속, 운수장비 업종 등의 매수에 집중했고, 기관은 제조업, 금융업, 운수장비, 전기가스업종 등을 중심으로 샀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종과 보험업종이 2% 이상 올랐고, 은행, 전기가스, 철강금속, 금융, 비금속광물업종 등이 1%대 강세를 보였다.
미국 공적자금 투여 소식에 국민은행(060000)(+4.65%), 우리금융(053000)(+5.13%) 등 은행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또 공매도 청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포스코(005490)(+2.53%), 현대중공업(009540)(+0.18%), STX팬오션(028670)(+1.85%) 등 관련 종목들이 오름세를 기록했다. 이들 종목들은 중국 관련주로 최근 중국 증시 급등에도 고무됐다.
일양약품(007570)은 항궤양 신약개발이 중단됐다는 소식으로 하한가를 맞이했으며, 대우부품(009320)은 전 경영진의 190억원 규모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가격제한폭 가까이 떨어졌다.
상한가 8개를 포함해 323개 종목이 올랐으나 5개 하한가 종목을 비롯해 498개 종목이 내림세를 보였다. 66개 종목은 보합세로 마감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3억4712만주와 6조386억원을 기록해 지난주말보다는 소폭 줄었으나 최근 경향과 비교하면 견조한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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