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만에 아기 태어난 강원도 마을 '백일잔치'에 온동네 들썩

1999년 이후 아기 태어난 적 없어...25년만 처음
이진영·최영화 씨 부부 장남 이강군
마을 사람 전체가 모여 백일잔치 치러
  • 등록 2024-12-02 오전 10:44:45

    수정 2024-12-02 오전 10:44:45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마을에 경사가 났습니다. 25년 만이에요.”

지난 30일 오전 강원도 정선군 북평면 장열2리 가드루마을회관에서 잔치가 열렸다. 이 동네에서 25년 만에 태어난 아이의 백일잔치다. 그 주인공은 이진영(42)·최영화(33)씨 부부의 장남인 이강군.

지난달 30일 강원 정선군 북평면 장열2리에서 이진영최영화 씨 부부의 첫째 아들 이강 군의 100일 잔치가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이다. (사진=정선군 제공)
2일 장열2리 마을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이씨 부부 사이에서 이군이 태어났다. 2005년 직장 생활을 접고 경기 일산에서 정선으로 귀촌한 이씨와 정선 토박이인 최씨는 3년간의 연애 끝에 지난 4월 백년가약을 맺었고, 결혼 4개월 만에 건강한 아이를 출산했다.

장열2리에서 새 생명이 태어난 것은 25년 전인 1999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출생한 여아는 20대 중반으로 장성해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

모처럼 들려온 아기 울음소리에 장열2리는 마을 전체가 잔칫집 분위기다. 마을에선 몇 안 되는 청년인 이씨 부부의 출산을 모두 자기 일처럼 반기며 마을의 경사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마을 다목적센터에서 열린 이군의 백일잔치에는 이씨 부부의 친지와 마을 주민 등 70여명이 찾아 축하했다. 잔치를 치르는 데 드는 비용은 마을회가 부담했다. 마을회는 이군에게 한 돈짜리 금반지도 선물했다.

이씨는 “남들처럼 양육을 걱정하지 않은 것은 아닌데 막상 낳고 보니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아이는 삶의 활력소이자 원동력”이라며 기뻐했다.

맹영빈(67) 장열2리 이장은 “주민 모두의 뜻을 모아 백일상을 차려 줬고 첫돌에도 마찬가지로 모든 주민이 함께해 기쁨을 나눌 것”이라며 “우리 마을에서 건강하게 오랫동안 행복하게 생활하길 바란다”고 축하했다.

북평면행정복지센터는 이군에게 10만원이 입금된 ‘생애 첫 통장’을 개설해 전달했다. 김성수 북평면장은 “아이가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기를 바라며 행복하게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머지않아 가드루마을은 또 한 번 경사를 맞을 전망이다. 이 씨 부부는 수년 내 둘째 아이를 낳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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