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을 위해 투명마스크를 만들어주세요”

  • 등록 2020-06-03 오전 10:00:40

    수정 2020-06-03 오전 10:00:40

[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착용은 필수가 됐다. 하지만 입모양을 보며 의사소통을 하는 청각장애인들은 입을 가린 마스크 때문에 의사소통이 어렵다. 이들을 위해 하늘샘치료 교육센터는 직접 투명마스크를 제작했다.

하늘샘치료 교육센터 공식 SNS
청각장애 언어재활 전문센터인 하늘샘치료 교육센터 이혜진 위원장은 3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투명마스크를 제작하게 된 이유에 대해 “코로나19 사태를 지나면서 6주 정도 휴원 기간을 가졌다. 하지만 이 기간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재활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없다는 부모님들의 요청이 쇄도하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 센터는 청각장애 영유아 아동이 주된 대상자다. 치료 특성상 학생, 학부모, 치료사 3명이 수업을 함께 하는데 마스크를 쓰고 치료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 치료사들이 마스크를 쓰고 장시간 일을 하다 보니 호흡곤란, 두통, 메스꺼움 등을 호소했다. 또 아이들이 저희들의 말을 알아듣지 못해서 재활 효과를 못보는 상황이 발생했다. 저희가 일반 위생투명마스크페이스실드 이런 걸 착용했는데 너무 좋았다. 그래서 교사라도 투명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어떠냐고 학부모들에게 의견을 구했다. 저희가 대안점을 찾다가 지금의 립뷰마스크 형태를 만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투명마스크를 쓰면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양이 꽤 많은 걸로 알고 있다. 저희가 소통을 해보면 80~90% 이상은 저희들의 말을 충분히 다 알아들으시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마스크로 입을 가렸을 경우에 대해선 “듣기 수준이 부족하신 분들은 수어랑 입모양 단서가 없으면 의사소통에 많은 오해가 따른다. 정보전달 왜곡도 많고. 그러다 보니 의사소통의 단절이 생길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투명마스크는 직접 센터 직원들이 수작업으로 만들고 있다. 이 위원장은 “저희가 KF94나 80 그 마스크 부분을 동그랗게 절개해서 투명 마스크를 밸크로로 붙여서 일일이 수작업으로 만들고 있다. 시중에는 이렇게 뚫려 있는 마스크가 판매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 수작업으로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센터에서 만든 투명마스크 반응이 좋자 대전교육청에서도 제작을 요청했다. 이에 착한 기업들이 후원해 자원봉사자들이 투명마스크 2만장을 만들어 1만장이 배포됐다.

하늘샘치료 교육센터 공식 SNS
이 위원장은 “저희가 착용하다 보니 아직도 보완할 점이 많다. 저희는 정부기관이나 아니면 큰 기업 마스크 제조업체에서 조금 더 보완해 시제품으로 만들어 생산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투명마스크를 제작하고 여러 마스크 업체에 문의를 드렸다. 이런 걸 제작해주실 수 없겠냐고. 현재 실정상 공장 마스크를 생산하기에도 너무 바쁘고 그리고 실제적으로 사실 이렇게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기 이전에는 이거를 사용하는 대상자들이 굉장히 한정적이라는 판단을 하셨던 것 같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수작업으로 만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위원장은 “투명마스크는 꼭 청각장애인을 위한 마스크는 아닌 것 같다. 이번에 배포를 시작하게 되면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다 보니 일선 학원 영어선생님, 외국어 선생님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처럼 아이들을 선생님들이 조금 더 통제해야 하는 부분들이 많은 경우에는 그쪽에서 많이 요청하고 있다. 저희한테 하루에 수백 통 이상의 판매 요청이 오기도 하는 상황이다. 단순히 청각장애에 국한된 마스크는 아닌 것 같다. 외국은 수술실에서 의료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이제 이거는 마스크는 단순히 누군가 장애 아이를 위해서가 아니라 보편적 보건지원 서비스 차원에서 여러 가지 방안들이 생겨나고 융통성 있게 잘 사용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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