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로 유명한
영원무역홀딩스(009970)의 OEM(주문자 상표 부착방식)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원달러 환율 상승이란 호재에도 OEM 사업이 하락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원무역홀딩스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1월1일~9월30일) 제조OEM 사업 매출액은 1조68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7244억원)보다 2.5% 줄었다. 누적 영업이익은 149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보다 2.4% 감소했다.
3분기 영업이익 역시 650억원으로 전년(787억원)보다 17.41% 줄어들었다. 반면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평균 117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상승했다. 즉, 지난해보다 올해 달러 가치가 높아지고, 원화 가치가 낮아져 수출 업체들에겐 호재로 작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말이다.
실제로 OEM 사업을 기반으로 하는
한세실업(105630)은 원달러 환율 상승 덕에 영업이익이 크게 상승했다. 9월말까지 누적 매출이 전년 대비 17% 가량 오른 1조1837원을 기록했다. 3분기 매출은 37% 상승한
| 영원무역 PER(주가수익비율) 밴드(자료=대신증권 리서치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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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62억원을, 영업이익은 67% 오른 597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는 1년 중 아웃도어 주문량이 가장 많은 시기다. 그럼에도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것은 위기 징후로 해석되고 있다.
박현진 동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춥지 않은 겨울 날씨가 이어지면서 유럽 쪽 신규 바이어들의 수주가 감소한 데다가 중국 법인의 인건비 증가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원무역이 매출 하락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스포츠·아웃도어에 편중된 생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아웃도어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데다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겨울철 아웃도어 의류를 비롯한 용품의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미 노스페이스를 전개하는 영원아웃도어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무려 80.3% 감소한 59억원을 기록하는 등 아웃도어 하락세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아웃도어 보다 애슬레저(일상 생활에서 입을 수 있는 가벼운 운동복)가 뜨고 있다”며 “최근 아웃도어 업체들이 전문 아웃도어 생산 비중을 줄이고, 일상복으로 입을 수 있는 옷을 생산하는 식으로 사업에 변화를 주는 이유”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