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NH證, 현대그룹 `백기사` 되나

대신·NH證, 현대상선 유증 실권주 인수 결정
"투자여력 있다..단순 투자목적"..확대해석 `경계`
현대건설 인수 리스크 불구 거래선 확보 차원 해석
  • 등록 2010-12-28 오후 2:23:50

    수정 2010-12-28 오후 2:23:50

[이데일리 정재웅 기자] 대신증권과 NH투자증권이 시장의 관심이 집중돼 있는 현대상선 실권주를 인수키로 결정했다. 현대상선(011200)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현대건설 인수와 관련, 현대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대신증권과 NH투자증권이 현대그룹 관련주를 인수하게된 배경을 두고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대신·NH투자證, 현대상선 '지원사격'?

대신증권과 NH투자증권은 28일 현대상선(011200) 실권주 230만3405주(지분율 1.5%)와 218만5817주(지분율 1.43%)를 각각 737억896만원과 699억4614만4000원에 취득키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현대상선은 지난 10월 28일 총 3264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최종 발행가액은 3만2000원으로 결정했다.
 
시장의 관심은 현대중공업과 KCC 등 범 현대가(家)의 유상증자 참여 여부였다. 만일 범 현대가가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면 향후 현대그룹은 경영권을 위협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범 현대가는 현대상선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았다. 현대그룹으로선 다행스런 일다. 유상증자 불참으로 범 현대가의 지분율은 현대건설을 포함해도 35%로 낮아졌다.

반면 현대그룹은 전량 청약했다는 전제하에 40%를 웃돈다. 여기에 자사주 187만여 주도 모두 우호세력에세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화룡점정`으로 실권주 413만3405주를 대신증권, NH투자증권이 가져갔다. 대신증권과 NH투자증권이 향후 현대그룹의 우호세력이 된다면 현대그룹의 경영권에 대한 불안감은 단숨에 사라지게되는 셈이다.

◇"단순 투자목적일 뿐..확대해석 경계"

대신증권과 NH투자증권은 이번 현대상선 실권주 인수에 대해 "단순 투자목적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대신증권 고위 관계자는 "사실 현대상선이 처음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을때 참여하려 했지만 여의치가 않았다"며 "하지만 주주배정 유상증자였기 때문에 실권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고 마침 기회가 와서 참여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모가가 낮아서 투자여력이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처음 IB쪽에서 이를 검토했고 상품운용쪽과도 협의한 결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 이번 실권주 인수에 참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딜에 특별한 이유는 없다"며 "통상적인 IB딜의 하나로 인수한 실권주들은 상품계정으로 떠안아 운용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 관계자도 "단순 투자목적일 뿐 다른 뜻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하면?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대신증권과 NH투자증권의 실권주 인수 배경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소송이 진행중인 현대건설 인수와 관련 법원이 현대그룹의 손을 들어준다면 인수전에 참여한 현대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급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때문이다.

현대그룹의 핵심계열사인 현대상선의 주가는 현대건설 이슈에, 해운업이라는 상대적으로 경기를 많이 타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만큼 타계열사보다 더욱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처럼 주가 하락에 따른 위험부담을 무릅써 가며 대신증권과 NH투자증권이 실권주 인수에 들어갈만한 매력이 없다는 것.

대신증권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대건설 매각 이슈 리스크에 대한 것도 이미 감안했다"며 "하지만 현대건설의 향방은 아직 모르는 일이기 때문에 단정하기에는 이르다"고 강조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신증권과 NH투자증권이 향후 변수가 많음에도 불구, 실권주 인수에 나선 것은 투자목적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향후 거래선 확보차원의 성격이 강하다"며 "특히 대신증권의 경우, 이번 건을 통해 그간 큰 딜이 없었던 현대그룹과의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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