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찬 위원장은 30일 미리 배포한 신년사에서 “국민들은 우리 위원회에 더 높은 수준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며 “직원 여러분 각자가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열린 시각으로 환경 변화를 바라보고 현장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기를 당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위원장은 “경제의 불확실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처럼 어려운 시기에는 손쉬운 이익 추구를 위한 담합, 독점력 남용 등의 경쟁제한 행위가 증가해 시장 질서를 훼손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은 비용 절감 압력을 중소기업에 부당하게 전가함으로써 중소기업의 피해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방해하는 기만행위들이 늘어나 소비자 피해도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정 위원장은 앞으로 △혁신이 촉진되는 경쟁적 시장 △대·중소기업 간 건강한 기업생태계 △소비자의 권익이 증진되는 소비 환경을 만드는 세 가지 과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공정거래 및 소비자 주권 실현에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 활력 있는 시장이 구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신년사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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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각자의 자리에서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소임을 다 해 준 여러분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직원 여러분의 헌신 덕분에 우리 위원회는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질서’ 확립이라는 일관된 정책 기조 아래에서 경제 활력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 추진과 법 집행에 만전을 기할 수 있었습니다.
우선 대·중소기업 간 거래관행 개선을 위한 각종 제도를 차질 없이 시행·정착시켰습니다. 중소기업이 가장 많은 불편을 호소했던 하도급대금 미지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약 16조 원 규모의 하도급대금 직불제를 시행하였고 자진시정 면책제도도 활성화하였습니다. 또한 중소기업이 보복 우려 없이 자유롭게 신고할 수 있는 익명제보센터가 정착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그 결과 작년 한 해 동안 중소기업이 받지 못하고 있던 2천억 원 이상의 하도급대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한편, 사건처리절차 개혁방안을 시행하여 현장조사관행을 개선함으로써 위원회 법 집행의 신뢰성과 공정성을 높여나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여러분이 노력한 결과 GCR에서 미국·프랑스·독일 경쟁당국과 함께 당당하게 최고등급의 경쟁당국으로 평가받는 등 국제적 위상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작년 한 해 직원 여러분이 보여준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직원 여러분!
올해도 경제의 불확실성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투자, 소비 등의 내수 부진과 보호무역주의의 확산, 美 금리 인상 등 대내외 경제 여건이 여전히 불확실하고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가세되어 어려운 시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처럼 어려운 시기에는 손쉬운 이익 추구를 위한 담합, 독점력 남용 등의 경쟁제한 행위가 증가하여 시장 질서를 훼손할 우려가 높습니다. 그리고 대기업은 비용 절감 압력을 중소기업에 부당하게 전가함으로써 중소기업의 피해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방해하는 기만행위들이 늘어나서 소비자 피해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우리 위원회는 공정거래 및 소비자 주권 실현에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 활력 있는 시장이 구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 위원회는 올해에 세 가지 과제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첫째, 혁신이 촉진되는 경쟁적 시장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지식산업사회가 빠르게 전개되는 시장 상황에서 혁신을 바탕으로 경제 활력이 제고될 수 있도록 경쟁제한적 구조·행태를 개선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지식산업감시과 신설을 계기로 지식산업 분야에서 일어나는 혁신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체계적으로 감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합니다. 또한, 독과점 시장구조를 고착화하는 경쟁제한적 규제를 발굴·개선하고, 독과점을 형성·강화하는 M&A를 방지하며, 시장질서를 훼손하는 담합 등 불공정 관행을 시정하는 노력도 계속되어야 합니다.
셋째, 소비자의 권익이 증진되는 소비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지난해 가습기 살균제 사건 등으로 안전한 소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안전한 소비를 위해 위해제품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동시에, 소비자 맞춤형 리콜정보도 원활하게 제공되어야 합니다. 또한, 지난해에 구축한 ‘행복드림 열린소비자포털’이 피해예방을 위한 정보제공 및 신속한 피해구제의 유익한 채널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관련 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업해 나가야 합니다. ICT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신유형 거래에서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는 한편, 상조, 특수거래, 생협 분야에서 나타나기 쉬운 취약계층 소비자 피해 예방에도 힘써야 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직원 여러분! 국민들은 우리 위원회에 더 높은 수준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경쟁당국에게 보다 적극적이고 많은 역할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가령, 베이커와 살롭 교수에 따르면 시장지배력이 불평등을 심화시키므로 이러한 문제에 경쟁당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제는 우리 위원회도 경쟁당국의 역할 강화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와 국제적인 흐름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 직원 여러분 각자가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열린 시각으로 환경 변화를 바라보고, 현장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기를 당부합니다.
사랑하는 공정거래위원회 직원 여러분! 중국 고서인 ‘관윤자(關尹子)’의 약장(藥章)에는 ‘물경소사(勿輕小事) 소극침주(小隙沈舟)’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이는 작은 틈새가 큰 배를 가라앉히니 아주 작은 일도 가벼이 여기지 말고 최선을 다 하라는 뜻입니다. 어렵고 힘든 시기일수록 여러분 각자가 공무원의 본분을 생각하며 물경소사의 자세로 최선을 다해 업무에 임해줄 것을 당부합니다. 다시 한 번 새해를 맞이하여 직원 여러분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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