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 4조원대 상속소송, 이건희 회장 승소(상보)

법원, "제척기간 지나·상속재산 달라"
원고 이맹희씨측 주장 각하 및 기각 판결
  • 등록 2013-02-01 오후 3:01:28

    수정 2013-02-01 오후 9:36:30

[이데일리 임일곤 기자] 고(故) 이병철 삼성 선대회장의 상속 재산을 둘러싸고 삼성가 형제들이 벌여온 소송에서 법원이 이건희 삼성전자(005930)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2부(서창원 부장판사)는 1일 이 선대회장의 장남 이맹희씨가 이건희 회장과 삼성에버랜드를 상대로 낸 삼성생명 주식인도 청구 등 소송에서 일부 청구를 각하하고 나머지 청구를 기각했다. 각하 판결은 원고에 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없거나 이익이 없다고 재판부가 판단했다는 의미다.



재판부는 삼성생명 주식에 대해 제척기간(법률적 권리 행사 기간) 10년을 이미 지났기 때문에 인도청구가 부적법해 각하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삼성생명 청구건에 대해서도 이건희 회장이 수령한 이익배당금이 상속재산이 아니며 다른 형제들에게 상속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며 기각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주식과 관련해선 원고 이맹희씨측이 주장하는 68명의 주식이 상속재산이라 인정하기 어렵고, 가사 상속재산이라 해도 이건희 회장이 2008년경 보유하던 주식을 동일한 것이라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각한다고 밝혔다.

판결 직후 이맹희씨측 변호인은 “법원의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의뢰인측과 상의해 항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측의 법률 소송 대리인인 윤재윤 변호사는 “사실 관계와 법리에 비춰볼 때 합당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판결을 내리기에 앞서 서창원 부장판사는 “선고 기일을 앞두고 보니 이번 사건이 법원에서 다룬지 벌써 1년이 지났다”며 “선대 회장 유지 가운데에는 삼성 일가가 화해해서 화목하게 살길 바라는 것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사건의 진실 여부와 최종 결과를 떠나서 원고와 피고측 일가가 모두 화합해서 함께 하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이번 판결로 약 1년간 끌어온 삼성가 형제들간의 법정 다툼은 사실상 이건희 회장이 승리로 끝났다. ‘세기의 재판’으로 불리는 이번 소송은 소송 금액만 4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규모로 주목을 받았다.

이번 소송은 작년 2월 이맹희씨가 이건희 회장 등을 상대로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주식을 돌려달라고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이건희 회장의 누나인 이숙희씨와 조카며느리 및 손자들까지 가세했다. 삼성가 소송은 지난해 5월 첫 변론을 시작으로 12월까지 총 여덟 차례의 변론기일을 거쳤다. 작년 12월18일 열린 마지막 공판에서 원고 이맹희씨측은 소송 청구금액을 4조849억원으로 확정해 당초 1조원 가량에서 4배 이상으로 늘려 잡았다. 이번 소송에는 이맹희 씨 측 변호인으로 법무법인 화우가, 이 회장 측에서는 법무법인 태평양, 세종, 원이 나서는 등 초호화 변호인단이 참여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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