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일본 수도권에서 일명 ‘야미바이토(어둠을 뜻하는 야미(闇)와 아르바이트의 합성어)’와 관련된 강도살인 등 강력 범죄가 잇따라 발생했다. 현지 경찰은 지난 8월부터 최소 13건의 유사 범죄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합동수사본부를 설치한 상태다.
| 지난 16일 강도 살인 사건이 발생한 요코하마시 한 주택. (사진=일본 TBS 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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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일본 요미우리신문 등 매체에 따르면, 일본 수사당국은 도쿄와 사이타마, 가나가와, 지바 등 4개 현에서 발생한 강력 사건의 배후에 동일 인물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4개 현 경찰이 합동수사본부를 설치했다.
일본에서는 지난 8월 29일부터 지난 16일까지 두달 간 수도권 일대에서 강도 및 강도살인 사건이 연달아 발생했다. 16일은 요코하마시 아오바구 주택에서 사지가 묶인 채 숨진 70대 남성의 시신이 발견됐고, 이 집에서는 약 20만엔이 사라진 상태였다. 같은 날 지바현 한 주택에서도 70대와 40대 모녀를 결박한 뒤 현금 등을 빼앗아 달아나는 강도 사건이 벌어졌다.
요미우리신문은 수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지난 8월 31일과 9월 3일 가나가와에서 발생한 사건과 9월 18일 사이타마 사건, 9월 28일 도쿄 사건 등 4건의 범죄 사건 모두 암호화 앱 ‘시그널’에서 활동하는 계정 ‘오야마’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범죄를 사주한 배후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13건의 범죄 사건 중 7건의 범죄 사건에서 25명의 ‘실행역’이 체포된 상태다. 이들은 ‘오야마’, ‘나츠메 소세키’, ‘죠죠’ 등 20여 개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의 지시를 받고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형태의 범죄는 ‘어둠의 아르바이트’로 불린다. SNS에서 범죄를 실행할 ‘실행역’을 모집하고, 서로 잘 알지 못하는 이들을 모아 ‘지시역’의 지시에 따라 범죄를 행하는 형태다. 지난 4월 식당을 운영하던 일본인 부부를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에서 20대 한국인 남성이 ‘실행역’으로 가담했다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