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053000) 인수의 강력한 후보자였던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에 눈을 돌리면서 은행권 지각변동의 판도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하면 신한금융을 제치고 업계 3위로 부상한다. 또 하나금융이 우리금융 입찰에 불참할 경우 우리금융 민영화는 `유효경쟁` 조건을 맞추지 못해 물건너갈 가능성도 있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16일 서울 을지로 하나금융 본점 8층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는 26일까지 (외환은행과 우리금융중) 양자택일 하겠다"고 밝혔다. 외환은행 인수추진을 공식화한 발언이다.
김 회장은 "현재 논 바인딩(Non-binding·구속력 없는) MOU를 체결하고 외환은행 지분 51.02% 인수를 위해 (외환은행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그 결과에 따라서 내주 전에 확정지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론스타의 지분을 밖(외국계 투자자)에서 가져가면 괜찮고 국내서 사면 안된다는 논리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외환은행은 FX(외환거래) 마켓쉐어 40%를 갖고 있고, 우리나라가 수출의존형 경제구조인 상황에서 외국기관에 주는 것이 옳은 것인지는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볼 문제"라고 언급했다. 국내 금융기관이 론스타의 지분을 인수했을 때 론스타의 출구(먹튀)를 마련해 주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살 수 있다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시중은행 업계 4위인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은행권의 지각변동도 예상된다. 하나금융의 지난 3분기말 기준 자산 규모는 200조원이다. 자산규모 116조원의 외환은행과 합쳐지면 자산 316조원의 금융그룹으로 부상한다. 우리금융(332조3000억원), KB금융(329조7000억원)에 이어 업계 3위로 올라서고 신한금융(310조원)도 앞지르게 된다.
아울러 우리금융의 강력한 인수주체였던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에 눈을 돌리게 되면서 우리금융 민영화 판도의 변화도 불가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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