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선박, 협의 안 된 中터미널 출입해 가압류돼

[이데일리 최선 김상윤 기자] 법정관리로 사실상 청산수순을 밟고 있는 한진해운(117930) 선박 한 척이 추가 가압류됐다. 가압류된 한진해운 선박(사선)은 총 5척으로 늘었다.

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진해운의 사선인 ‘한진차이나호’는 중국 상해항에 접안해 하역을 끝낸 후 가압류됐다. 10억원 규모의 터미널 이용료를 지급하지 못해 터미널 측이 선박을 억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차이나호는 당초 하역을 마치고서 부산항에 입항할 예정이었으나 현재 상해항 외항에 정박해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스테이오더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한진해운 측은 그동안 상해항만공사 격인 상하이국제항만그룹(SIPG)과 협의를 통해 가압류 우려없이 하역을 해왔다. 하지만 한진차이나호는 SIPG가 아닌 다른 운용사의 터미널로 들어갔다가 봉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가압류된 한진해운 선박은 한진 차이나호를 포함해 한진로마호, 한진스칼렛호, 한진샤먼호, 한진네덜란드호 등 총 5척으로 늘었다. 용선인 한진비엔나호도 캐나다 벤쿠버 인근에서 억류돼 있다.

특히 한진 샤먼호와 한진 네덜란드호는 지난달 국내에서 가압류됐다. 창원지법은 밀린 연료대금을 받지 못한 해외 연료유통회사가 두 선박을 대상으로 제기한 선박 임의경매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들 선박은 모두 짐을 내린 상태여서 하역 작업에 차질을 빚지는 않았다.

하지만 선원들은 가압류에 따라 고립된다. 압류지의 항만국 통제에 따라 최소인원의 선원이 선박 유지를 위해 배에 남아있야 하기 때문이다. 건강상 문제 등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이동할 수 없다.

한진 로마호와 한진 스칼렛호, 한진 차이나호는 미수금을 내야 가압류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 국내 억류 선박 2척은 임의경매 집행 여부에 관한 2심 판결이 나오는 내년 초에야 운명이 판가름난다. 이들 선박 5척의 총 승선원은 95명이다.

정부 관계자는 “한진차이나호는 상해에 일부 하역을 하고 부산에서 추가 하역을 해야하는 배”라면서 “기존 상해에 억류됐던 배처럼 법원에 공탁금을 내거나 추가로 돈을 지불하는 등 협상을 통해 배를 풀어 하역완료시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