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게임빌은 다음달 2~3일 97만1417주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예정발행가는 9만5500원으로 총 모집금액은 928억원에 달한다. 게임빌은 증자 자금을 국내외기업 인수 및 지분투자(400억원), 판권확보(200억원), 개발스튜디오 인큐베이팅(100억원), 해외사업 확장(100억원)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무엇보다 주주배정 유상증자나 제3자배정 방식 대신 주주가치 희석이 우려되는 일반공모 방식을 택했다는 점에서다. 이번에 발행예정 규모는 전체 발행주식수의 17.5%로, 현 최대주주 송병준 사장의 지분율은 31%에서 26.4%로 줄어든다. 회사 측은 증권신고서에서 송 사장은 참여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더욱이 올 3월 기준 게임빌의 현금성자산은 560억원에 달한다. 차입금은 지난 2007년에 차입한 시설자금대출 잔액 4억원이 전부다. 부채비율은 7.6%, 차입금 의존도도 0.39%에 그친다. 은행권 차입 등 다른 형태로 얼마든지 투자자금을 조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유상증자를 택한 것이다.
게임빌이 특별한 목적없이 일단 자금을 땡기고 보자는 차원에서 유상증자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모바일 게임시장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계속 고조되고 있어 그만큼 자금확보가 쉽기 때문이다.
게임빌이 이번에 조달하는 자금 또한 대부분 당장 필요한 자금이 아닌 2016년까지 사용하기 위한 장기 투자 목적 성향이 강하다는 평가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게임업체들이 특별한 이유도 없이 무리해서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며 “향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우려감에 게임업체들이 선제적으로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