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최근 `동반성장`이란 화두를 두고, 지식경제부·대기업과 정운찬 전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겨루는 모양새다.
현 정부가 지경부를 앞세워 지난 11일
삼성전자(005930),
현대차(005380),
SK텔레콤(017670),
LG전자(066570) 등 45개 대기업과 성과공유제 추진협약을 체결한데 이어, 정운찬 전 위원장이 오는 19일 오후 5시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동반성장연구소를 출범한다.
현 정부는 물론 대권주자도 관심을 보일 만큼 `동반성장`이 시대정신이 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생각될 수 있지만, 속내를 보면 양측의 갈등과 긴장감이 전해져 온다.
정운찬 전 위원장이 생각하는 동반성장은 `이익공유제`를 포함해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등 재계와 지경부가 미는 `성과공유제`와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정 전 위원장은 동반성장 정책갈등으로 자리를 박차고 나온바 있다. 그는 당시 "전경련의 발전적 해체 수순도 생각해 볼 수 있고, 정부도 동반성장을 실천하기 위해 결연한 의지가 필요하다"는 말을 남긴 채 사퇴했다.
이에 따라 재계는 정운찬발 동반성장연구소 출범에 싸늘한 시선을 보내면서 기금 지원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운찬 연구소 출범에 재계 시선 싸늘
정운찬 전 위원장은 지난 11일 지인 및 언론사에 보낸 초청장에서 "1대99의 사회는 결코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없다"면서 "세대간·계층간·도농간·지역간 불균형과 양극화를 하루빨리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동반성장은 더이상 미룰수 없는 이 시대의 과제"라면서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 동반성장연구소를 만들고 이 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디딤돌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연구소 창립준비위 관계자는 "연구소를 급하게 준비하게 됐다"면서 "대선행보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기 보다는 설립 취지문대로 봐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재계에선 대선행보의 일환으로 이해하고 있다.
전경련 고위 관계자는 "정운찬 위원장은 지인들은 물론 이명박 대통령을 만났을 때도 동반성장연구소 설립을 언급한 걸로 안다"면서 "연구소는 동반성장이란 슬로건을 이끌어 새누리당 대선 주자가 되는데 있어 서민의 전도사란 의미를 만들기 위한 것 같다"고 평가절하했다.
재계 또다른 관계자는 "정운찬 위원장이 평소 신념때문에 연구소를 만들었다 해도 대선 주자로 이름이 오르내리는데 기업이 어떻게 연구소 기금을 지원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연구소 창립준비위 관계자는 "연구소 기금을 어떻게 마련할까 등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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