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사실은 지금 그분과 같이 있답니다. 저희 더는 신경 안 쓰셔도 될 것 같습니다." (재혼)
사례가 좀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초혼과 재혼 대상자들 간의 교제 방식에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혼이 순서와 단계를 하나하나 차근차근 밟아 올라가는 방식이라면 재혼은 많은 절차가 생략되고 순서도 뒤죽박죽인 사례가 많다.
재혼전문 사이트 온리유가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와 공동으로 최근 교제 중인 초혼 및 재혼 희망자 250쌍을 대상으로 `초혼과 재혼 희망자 간의 교제방식상 차이`를 분석한 결과이다.
우선 초혼 대상자들은 교제 절차에 따라 전초전부터 상호 관찰→진지한 교제→결혼 언급 등으로 교제의 심도를 더해간다. 조사 대상자 125쌍 중 93쌍(74.4%)이 맞선→상호 관찰→신체적 애정 표현(스킨십)→선물→청혼→상견례→결혼 등과 같은 순서를 밟아가는 것으로 나타난 것.
교제기간도 맞선부터 상견례까지 보통 5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기업체에서 하부 실무자가 상부로 정보를 올려보내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상향식(Bottom-Up) 방식과 유사하다.
전체 조사대상 연인의 과반수인 71쌍(56.8%)이 여기에 해당했다. 상호관찰은 그 후 만남을 거듭하면서 세부적이고 깊이 있게 이뤄져 초혼과 정반대 양상을 보이는 것. 사장이나 임원이 결론을 내리고 하부로 전달하는 하향식(Top-Down) 방식과 닮은 꼴이다.
비에나래 손동규 커플위원장은 "초혼들은 아무래도 이성 간에 서먹서먹한 느낌이 있고 상대적으로 순수하기 때문에 파악하고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재혼 대상자들은 이성을 보는 안목이나 결혼생활 경험이 있고, 스킨십 부담도 적어 진행이 빠르다"고 말했다.
온리유의 이경 매칭실장은 "초혼과 재혼 대상자 간에는 교제 경험이나 이성에 대한 부담감, 경제력 등에 많은 차이가 있어 교제 방식도 다르다"며 "그러나 재혼은 초혼 때보다 더 신중하게 상대를 골라야 하기 때문에 편한 가운데 진지한 관계를 유지해야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약속잡기:중개인-직접 =초혼들은 전체 조사대상인 125쌍 중 116쌍(92.8%)이 매니저가 양쪽의 의견을 듣고 약속을 잡아주면 그대로 따르나, 재혼대상자들은 남성이 상대 여성에게 직접 전화를 하여 약속을 잡는 방식을 선호한다(81쌍/64.8%).
▲데이트 비용:공동-남성위주=초혼은 106쌍(84.8%)의 경우 여성도 찻값 등 일부를 부담하나 재혼은 반대로 95쌍(76.0%)이 남성 위주로 낸다.
▲상대 호감도 파악: 간접-직접=첫 만남 후 계속 교제 여부에 대해서 초혼은 76쌍(60.8%)이 매니저를 통해 상대의 반응을 파악하나, 재혼자들은 비슷한 비율인 81쌍(64.8%)이 본인 스스로 알아차린다.
▲교제 초기 만남 빈도: 재혼 우위=교제 초기 단계의 만남 빈도는 재혼이 훨씬 높다. 초혼은 1주일에 한 번 혹은 두 번 정도 만남을 가지나(84쌍/67.2%), 재혼 대상자들은 78쌍(62.4%) 정도가 같은 기간 동안 3회 이상의 만남을 가져 교제 속도가 빠르다.
▲선물: 데이(Day)위주-초기 전략적=선물을 주고받는 시기나 가격 등에도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초혼은 5번째 만남 이후에 선물을 주고받은 데 비해(98쌍/78.4%), 재혼은 3회 이내에 3명 중 한 명꼴인 42쌍(33.6%)이 선물을 교환했다. 또 초혼은 생일이나 발렌타인데이 등 특별한 날을 기해 주로 5만 원 이하의 선물을 주고받으나, 재혼자들은 주로 남성이 만남 초기에 전략적으로 30만 원 이상의 선물을 안겨준다.
▲스킨십: 단계-파격=초혼은 5회 이상 만난 후(83쌍/66.4%)에 스킨십을 시작하고 단계적으로 접근하나, 재혼대상자는 76쌍(60.8%)이 세 번째 만남 이내에 스킨십을 시도하고, 특히 42쌍(33.6%)은 성관계 등 깊은 관계를 맺는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