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분기 좋아진다는데.."애플 생각하면.."

(종합) 1분기 영업익 2.95조원으로 부진
"2분기에 4조원 회복할 것"
애플 리스크, 신사업 속도 내기 등 중장기 과제 남아
  • 등록 2011-04-29 오전 11:28:32

    수정 2011-04-29 오전 11:28:32

[이데일리 이승형 기자] 삼성전자(005930)의 영업이익이 7분기만에 2조원대로 주저앉았다. 반도체가 선전하고, 휴대폰이 뜻밖의 좋은 실적을 냈지만 TV와 LCD사업이 공급과잉 등에 시달리며 초라한 성적을 내는 바람에 이익을 갉아먹었다.

당장 2분기부터 실적 호전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장기적으로 더 큰 수익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애플 의존도를 낮추고 신사업 분야에서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휴대폰 실적은 '서프라이즈' 수준..하지만 TV와 LCD가 문제

삼성전자는 29일 지난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집계한 결과 각각 36조9900억원과 2조95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이 3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9년 2분기 2조6700억원을 기록한 이후 7분기만의 일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3.1%나 줄었고, 전분기에 비해서도 2.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5조1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3분기째 내리막을 걷고 있다.

이같은 실적 하락세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는 디스플레이 사업 부문의 부진에 있다. 이 사업 부문은 1분기에 2300억원 적자를 봤다. TV용 패널의 수요가 줄면서 판매가도 지속적으로 하락한 탓이다. 다만 고부가 제품인 LED TV 패널의 판매량이 전분기에 비해 10% 이상 늘었고, 태블릿 패널이 전분기보다 30% 가량 판매량 증가를 보였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디지털미디어&어플라이언스(DM&A) 사업부문도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영업이익 규모는 1000억원에 불과했다. 특히 TV사업은 업체간 경쟁 심화로 판매가가 떨어지면서 고전했다. 단지 TV와 IT제품의 이익률이 개선된 점은 고무적이다. 신흥시장에서 LED TV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0% 증가한 덕분이다. 생활가전 사업 역시 중남미 등의 신흥시장에서의 판매 호조와 유럽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 경쟁력 강화로 흑자전환을 도왔다.

휴대폰을 담당하는 정보통신 사업 부문은 매출 10조6400억원, 영업이익 1조4300억원을 달성했다. 반도체가 거둔 영업이익에 버금가는, 예상을 뛰어넘는 좋은 실적. 영업이익률도 13.5%를 기록해 두 자릿수를 이어갔다. 휴대폰을 1분기 실적으로는 최대치인 7천만대나 팔아치운데다, 이익이 많이 남는 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전분기의 14%보다 4%나 증가하는 데 힘입었다.

당초 시장에서는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기세에 눌려 전분기보다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특히 태블릿PC인 갤럭시탭이 아이패드가 두달만에 300만대에 육박하는 판매량을 기록하는 동안 100만대를 팔리는 데 그쳤기 때문.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예상외로 많이 팔려 태블릿PC의 부진을 상쇄했다"며 "이제 삼성전자의 갤럭시S는 아이폰에 대적할 만큼 제 궤도에 오른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는 지속적인 메모리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매출 9조1800억원, 영업이익 1조600억원이라는 탄탄한 성적을 기록, 만년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삼성전자는 "미세공정 전환을 통한 원가 경쟁력 강화와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 등이 주효한 결과"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사업부별 매출액·영업이익 추이.
◇ "어려운 경영환경이지만 2분기부터 다시 탄력받는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메모리 시장이 바닥을 지난데다 휴대폰과 디스플레이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2분기에는 다시 4조원대를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메모리칩 가격이 상승하고 패널 가격 하락세가 진정되는데다 갤럭시S2 등 새로운 제품의 출시 등을 고려할 때 큰 폭의 이익 개선이 이뤄진다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 반도체 영업이익만 2조원대 후반에 이를 것"이라며 "특히 1분기 서프라이즈 실적을 낸 휴대폰 사업부문이 스마트폰의 판매증가로 평균판매단가(ASP)가 꾸준히 오르면서 실적 개선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측은 "2분기에도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 제품의 신제품 출시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등 어려운 경영 여건이 예상된다"면서도 "부품 부문의 원가경쟁력 제고와 프리미엄급 제품 확대 등으로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애플의 벽 넘어서고, 신사업 속도 내야"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1분기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올해 전체적으로 지난해 기록한 사상 최대의 실적에 버금가는 성적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미래를 내다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애플의 벽'부터 해결해야 한다. 비록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거의 쫓아왔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그 차이는 크다. 지난해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의 점유율은 30%에 육박했지만 삼성의 점유율은 9%에 그쳤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해 애플의 올해 1분기 실적은 '경이롭다'는 평을 들었을 정도. 애플은 1분기에 전년동기대비 매출 83%, 영업이익 98% 증가라는 화려한 성적표를 내놨다. 애플이 벌어들인 영업이익 78억7400만달러는 3월말 기준 환율로 우리나라돈 8조5000억원. 삼성전자 영업이익에 거의 3배에 가까운 수치다.

삼성전자 반도체의 주요 고객이 애플인 점도 리스크다. 애플은 올해 삼성에서 78억달러의 부품을 구매해 소니를 제치고 최대 고객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애플이 부품 공급선을 다변화할 경우 삼성전자로서는 손해를 입을 수 밖에 없는 상황. 이 때문에 최근 삼성전자가 애플과 특허침해를 놓고 맞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아울러 삼성전자가 신사업 분야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더 속도를 높여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아직까지 제대로 된 수익을 내려면 갈길이 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삼성전자는 특정한 시장에서 1위를 따라잡아 완전히 제치는 방식에 익숙해왔다"며 "그러나 신사업 분야는 삼성전자가 먼저 1등이 돼야 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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