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국인 폴란드와 맞닿아 있는 우크라이나 도시를 공습했다. 그간 자국이나 친러 세력이 있는 곳인 북, 남, 서쪽에서부터 우크라이나를 공격해왔던 러시아가 서쪽 지역에 유의미한 공격을 퍼부은 것이다.
| 12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진행된 전쟁 반대 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우크라이나 하늘과 가까운’(NATO! close Ukrainian sky)이 적힌 종이를 들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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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서쪽 도시인 야보리프의 한 군 기지를 공습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수도 키이우 다음으로 큰 도시이자 야보리프와 가까운 리비부 지역 군사당국은 “적군이 야보리우에 있는 국제 평화유지 및 안보 센터를 공습했다”며 “8발의 미사일을 떨어뜨렸다”라고 전했다. 안톤 미로노비치 우크라이나 육군사관학교 대변인은 “사망자는 없지만, 부상자는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아직 없다”라고 말했다.
러시아군의 공습을 받은 야보리프 군 기지는 우크라이나 서쪽 지역에서 가장 큰 군시설로 평가된다. 이 군 기지는 나토 가입국인 폴란드와도 매우 가깝다. 폴란드 국경으로부터 약 25㎞ 떨어져 있다. 전통적으로 나토와 합동 군사훈련을 벌인 곳이기도 하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함락시키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전쟁 18일째를 맞이한 이날 키이우 남쪽 도시 바실키우와 서북쪽 이르핀에서 동시에 교전을 치루고 있다. 러시아군은 그간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 인접국 벨라루스 등 친러시아 세력이 머물고 있는 우크라이나 남, 동, 북쪽에서 군사력을 전개해왔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면, 이날 러시아군의 야보리프 공습은 그간 주력하지 않았던 우크라이나 서쪽을 공략한 것이다. 야보리프 군 기지의 상징성과 폴란드 인접지역인 점을 감안할 때 러시아가 나토를 향한 도발 수위를 높인 것으로 해석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서방국가들의 정부 관리와 전문가들의 분석을 소개하며, 향후 우크라이나 전쟁 전망 중 나토와 러시아 간의 전면전 가능성도 언급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