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뱃속에서 5개월 만에 나온 아기

[이데일리 장종원 기자] 엄마 뱃속에서 불과 5개월 만에 나온 아기가 화제다. 국내에서 가장 빨리 태어난 아기로 기록됐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빠른 수준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해 10월 우리나라에서 가장 짧은 임신 주수인 21주 5일(152일) 만에 490g으로 태어난 이은혜(여) 아기가 무사히 자라 지난 3월 퇴원했다고 3일 밝혔다.

아기가 152일만에 무사히 태어난 것은 지난 1987년과 2011년 캐나다와 독일에서 보고된 이후 처음이다. 국내는 지난 2011년 부산백병원에서 22주 만에 530g으로 태어난 아기가 가장 빨랐다.

아기는 태어날 당시 호흡을 못해 폐 계면활성제를 맞고 고빈도 인공호흡기를 달았다. 또 500g이 되지 않는 작은 몸으로 미숙아 망막증 수술을 비롯해 각종 치료를 견뎌냈다. 젖을 빨 힘조차 없어 튜브를 통해 코로 수유했지만 하루 하루 성장했다. 현재는 병원에서 마련한 어린이날 행사에 부모와 함께 찾을 정도로 건강한 상태다.

152일만에 태어난 은혜가 무사히 퇴원해 지난 2일 삼성서울병원에서 마련한 어린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송재훈 삼성서울병원 병원장, 장윤실 소아청소년과 교수, 은혜와 은혜 어머니 안지환씨, 박원순 소아청소년과 교수.

특히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2008년 22주 3일, 440g으로 태어난 허아영 양, 22주 5일, 570g으로 태어난 김무빈 군 등 21주에서 22주 사이에 태어난 9명을 성공적으로 치료하는 등 초미숙아 치료에 성과를 보이고 있다.

장윤실 교수는 “생존한계인 23주 미만 신생아를 잘 살려낸 것이 의학성과 면에서 중요하지만 앞으로 태어날 더 많은 조산아 부모들에게 ‘우리 아이도 잘 살릴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어머니 안지환(42)씨는 “수많은 크고 작은 위기와 고비들을 무사히 잘 이겨내고 이렇게 기적처럼 우리 아기를 건강하게 잘 치료해 준 의료진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보살핌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