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오스트리아 작가 크리스토프 란스마이어(69)가 제12회 박경리문학상을 받는다. 상금은 1억원이다.
박경리문학상 심사위원회는 “추천위원회에서 전 세계 소설가 234명을 대상으로 네 차례에 걸친 예심을 통해 후보자 37인을 추렸다. 이후 후보 작가와 작품들을 심사해 최종 수상자로 크리스토프 란스마이어 작가를 선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최종 후보에는 란스마이어를 비롯해 코맥 매카시(미국), 마거릿 애트우드(캐나다), 안토니우 로부 안투네스(포르투갈) 4인이 올라 경합을 겨뤘다.
| 크리스토프 란스마이어(사진=토지문화재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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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스마이어는 1954년 오스트리아 벨스에서 태어났다. 빈 대학에서 철학과 비교인류학을 전공했고, 졸업 후에는 월간지 엑스트라블라트(Extrablatt)와 각종 잡지의 자유 기고가로 활동했다. 1982년부터는 전업 작가가 돼 인류의 몰락을 그린 ‘찬란한 종말’을 발표했고, 1984년 북극 탐험대의 스케치와 기록에서 영감을 얻은 ‘빙하와 어둠의 공포’로 소설가로 주목받았다.
고대 로마시인 오비디우스를 소재로 1988년 발표한 소설 ‘최후의 세계’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이 작품으로 독일 바이에른주 학술원 문학상, 아리스테이온 상, 하인리히 뵐 문학상 등 유럽의 주요 문학상을 휩쓸었다. 그 밖에 ‘날아다니는 산’, ‘범죄자 오디세우스’, ‘불안한 남자의 아틀라스’ 등을 발표하며 최근까지 왕성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박경리문학상은 ‘토지’, ‘김약국의 딸들’ 등을 쓴 소설가 박경리(1926∼2008)의 문학정신을 기리고자 토지문화재단이 2011년 제정한 상이다. 세계 문학사에 큰 영향을 미친 이 시대의 작가에게 시상한다. 역대 수상자로는 1회 최인훈(한국)을 필두로, 베른하르트 슐링크(독일), 아모스 오즈(이스라엘), 응구기 와 시옹오(케냐), 리처드 포드(미국), 이스마일 카다레(알바니아), 윤흥길(한국) 등이 있으며, 지난해에는 레바논계 프랑스 작가 아민 말루프가 수상했다.
시상식은 오는 11월 2일 시그니엘 서울에서 열린다. 시상식을 전후해 수상자 기자 회견과 축하 공연도 서울과 원주에서 마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