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하만 인수건으로 또 집단소송

[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2017년 약 9조원에 인수한 미국 전장(전자장비)·오디오 전문업체 하만(Harman)이 또다시 집단소송에 휘말렸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만 본사가 있는 미국 코네티컷주(州) 지방법원은 이달 초 일부 주주가 하만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 집단소송을 진행하겠다는 판결을 내렸다.

주주들은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하기 앞서 하만이 경영실적 전망보고서를 통해 회사의 미래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등의 방식으로 흡수 합병에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주장했다.

또 당시 인수합병(M&A)에 관여한 투자은행(IB)이 삼성전자와 특수관계라는 점을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아 잠재적인 ‘이익 상충(Conflict of Interest)’의 빌미를 초래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법원은 이같은 주주들의 주장 가운데 일부를 받아들여 하만 경영진의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한 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하만 인수건으로 집단소송에 휘말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2017년 하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이 ‘신의성실 의무 위반’을 이유로 집단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해 델라웨어주 형평법원 중재로 소송을 취하한 사례가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서 주주들이 제기했던 소송에 대한 하만의 각하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아 법리다툼으로 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만은 지난 2분기 전 세계 시장에서 매출 2조5200억원과 영업이익 9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18%, 125% 증가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