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첫 충청 비서실장..'반기문 대망론' 불지피나

  • 등록 2016-05-15 오후 6:01:21

    수정 2016-05-16 오전 11:28:18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청와대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차기 대선후보로 영입하려는 작업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 vs “반 총장과의 사이가 두텁다고는 하는데 같은 고향인 정도다. 각별하게는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 (이원종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

15일 박근혜 대통령의 충북 제천 출신 이원종(사진) 신임 대통령비서실장 임명을 두고 정치권에선 ‘충청 대망론’이 회자됐다. 충남 공주 출신의 정진석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에 이어 청와대 2인자인 비서실장 자리까지 충청 출신이 꿰차면서다.

이 실장은 즉각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오후 비서실장 임명 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반 총장을 만난 지) 오래됐다. (반 총장이 청와대) 수석을 하실 때 부부 모임으로 청와대 초청을 받아 식사하는데 옆 자리에 있었다”고 말했다. 한 기자가 ‘(두 분 사이가) 와전된 게 많다’고 하자, 이 실장은 “그런 걸 바로잡아주시는 게 언론이 할 일”이라며 웃었다.

그러나 4·13 총선에서 대권 잠룡들이 대거 몰락한 이후 충청 출신 여당 인사들의 약진이 돋보이면서 인물난을 겪고 있는 여권에 ‘반기문 대망론’이 다시 퍼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게 여권 내부의 분석이다. 한 관계자는 “공교롭게도 오는 25일 반 총장이 방한하기로 한 시점에 이 실장이 임명되면서 묘한 분위기가 형성되는 듯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 실장은 ‘권력 실세’와는 거리가 멀고 당내 어느 계파에도 속하지 않았다”며 “평생 나라를 위해 일해온 정통 관료를 ‘대망론’이나 부추길 인물로 보는 건 궤변으로, 충청 출신이란 점에서 오히려 ‘화합형’ 인물로 봐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현 정부 들어 충청 출신 인사가 비서실장의 자리에 오른 건 처음이다. 허태열(경남 고성), 김기춘(경남 거제), 이병기(서울) 등으로 영남·수도권 인사가 주로 중용됐다. 이 실장은 심대평 지방자치발전위원장과 함께 충청권 국무총리 후보로도 꾸준히 하마평에 올랐던 인물이기도 하다.

이 실장은 향후 박 대통령의 임기 막바지 ‘안정적 국정운영’에 최적화된 비서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이 실장은 ‘행정의 달인’으로 불린다. 1966년 박정희 정권에서 공직에 입문해 노태우 정부 때인 1991년 대통령비서실 내무행정비서관을 지냈고, 이듬해에는 관선 충북지사(제26대), 1993년엔 관선 서울시장(제27대)을 역임했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사고로 서울시장직에서 물러난 뒤 청주 서원대학교 총장직을 수행했다.

박 대통령 취임 후 ‘고령 비서실장론’도 이어가게 됐다. 허태열·이병기 실장은 68세, 김기춘·이원종 실장은 74세에 취임했다.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류우익(58세)·정정길(66세)·임태희(54세)·하금열(62세) 실장에 비해 평균연령이 10살 이상 많다.

이 실장은 취임 일성으로 “앞으로 제일 먼저 비서실의 힘을 하나로 합쳐 박 대통령께서 최적의 의사결정을 하실 수 있게 보좌해 드리고 원활하게 국정을 펼쳐나가실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드리는데에도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통령께서 지향하는 희망의 새 시대, 국민이 행복한 시대를 만들어가는데 일조가 됐으면 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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