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TV사업 강한 자신감 “화질 경쟁은 무의미”

LG 겨냥 "화질은 기본, 소비자 가치 바꿔야"
프리미엄 제품으로 시장개척.."올해 수량 5% 성장"
  • 등록 2013-02-19 오후 1:44:29

    수정 2013-02-19 오후 1:48:54

[이데일리 임일곤 기자]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통한 꿈의 화질 구현이냐, 사용자에게 최대한 편한 시청 환경 제공이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내세우며 화질을 유독 강조하는 LG전자(066570)와 대화면·스마트 제품으로 8년 연속 세계 TV 시장 1위 행진을 이어가려는 삼성전자(005930)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19일 서초동 사옥에서 열린 신형 TV 발표회에서 삼성전자는 올해에도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인지도를 확실히 끌어올려 관련 시장을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북미와 유럽 등 선진국 중심으로 고가의 프리미엄 TV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높은 만큼 대화면· 스마트 기능으로 무장한 TV를 중심으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TV 사업에 대한 삼성전자의 강한 자부심은 여기저기서 나타났다. 이날 김현석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부사장은 ‘화질’을 강조하는 경쟁사 LG전자의 TV 전략에 대해 “화질 경쟁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며 깎아내렸다.

김 부사장은 “화질에 대해선 작년까지 삼성전자가 워낙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라며 “삼성의 성공 비결 가운데에는 화질도 있다”라고 소개했다. 김 부사장은 “전자 제품 매장에서 경쟁사(LG) 제품과 삼성 TV를 나란히 전시하면 삼성 제품에 더 눈이 간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윤부근 사장도 “7년간 시장에서 1등을 차지한 배경에는 화질도 있었다”라며 “화질은 이제 기본이며 앞으로는 소비자에게 어떻게 다가가 TV의 가치를 바꿔놓느냐가 중요하다”고 거들었다.

앞서 LG전자는 닷새 전인 지난 15일 신형 TV 발표회를 열고 사업 전략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LG전자 TV 사업을 이끌고 있는 권희원 HE사업본부장 사장은 “TV의 본질인 화질 기술 차별화로 ‘LG는 화질, 화질은 LG’의 이미지를 구축해 세계 TV 시장을 선도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의 올해 TV 전략이 한마디로 ‘화질’이라면 삼성은 ‘편의성’으로 승부를 내겠다는 전략을 다지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한 스마트 기능을 앞세워 LG전자를 압도해버리겠는 야심찬 비책도 소개했다. 특히 LG전자를 더 이상 맞수로 여기지 않겠다는 뉘앙스의 발언도 서슴없이 했다.

삼성의 80인치 이상 대화면 TV 제품 가격이 LG의 비슷한 모델과 비교해 1500만원 정도 가격 차이가 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윤 사장은 “가격차라기 보다 가치의 차이”라고 답했다. 윤 사장은 “똑똑하고 진화하며 실감 나는 TV는 결국 소비자가 가장 편하게 시청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궁극의 TV가 삼성의 85인치 제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비싼 게 아니라 그만큼 가치가 (경쟁사보다) 훨씬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강한 긍지는 해외 경쟁사들의 추격에 대한 인식에서도 엿보였다. 김 부사장은 “스마트 TV는 삼성이 먼저 시작했고 나아가야 할 길도 닦아놨다”라며 “중국과 일본도 스마트TV를 만들고 있으나 스마트TV는 소프트웨어 외에 수반되는 다양한 인프라 투자 등에 좌우되기 때문에 쉽게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TV 시장 전망에 대해선 지난해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부사장은 “수량은 전년대비 5% 이내 성장하겠으나 매출은 성장없이 오히려 부정적(네거티브)일 것”이라며 “삼성은 가장 잘하는 프리미엄 시장에 집중하면서 지배력을 늘리는 전략을 올해에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원화 가치가 달러나 엔화 대비 급격하게 절상되는 것에 대해서도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윤 사장은 “삼성의 대부분 TV가 국내 외에도 세계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어 원화 강세로 인한 큰 영향은 없다”라며 “일본 경쟁사들도 엔화가 평가절하된다 해도 일본 외 국가에서 생산하는 제품이 많기 때문에 엔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열린 TV 신제품 발표회에서 (왼쪽부터) 김현석 부사장(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업부장), 윤부근 사장(CE 부문장), 광고모델 현빈이 75인치 화면크기 스마트TV F8000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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