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미약 `키미테`의 충격적인 부작용

환각·착란·기억력 장애 등 부작용 접수 잇달아
소비자원 "각별한 주의 필요..전문의약품으로 전환해야"
  • 등록 2012-06-14 오후 1:41:43

    수정 2012-06-14 오후 1:41:43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사례1. 지난 4월, 만 55세 여성 박모씨는 키미테를 부착하고 해외여행을 다녀온 후 여행기간 동안의 일을 하나도 기억하지 못했다.

사례 2. 지난달 서울에 사는 만 12세 김모군은 수학여행 출발 3시간 전 키미테를 부착하고 나서 환각상태가 발생해 수학여행지에서 응급실(동국대 경주병원)에 입원했다. 동네 약국 약사가 "체중이 50kg을 초과하기 때문에 성인용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고 권유해 성인용 제품을 사용했다.
대중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붙이는 멀미약 키미테의 심각한 부작용이 최근 속속 알려지고 있다. 환각과 환시 정신착란, 기억력감퇴, 어지러움증, 혈압상승 등 증상도 다양하다. 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키미테 제품의 부작용 사례는 13건에 달한다.

이에따라 소비자원은 14일 키미테의 사용에 있어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성인용 제품도 전문의약품으로 전환되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청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소비자안전주의보를 발령해 키미테 사용 중 이상 증세가 발생하면 즉시 제품을 제거하도록 당부했다.

국내에서 키미테는 스코폴라민(Scopolamin) 성분의 함량에 따라 어린이용, 성인용으로 구분돼 있다. 이 성분은 피부를 통해 흡수되며 구토ㆍ반사 중추를 억제해 멀미로 인한 메스꺼움과 구토를 예방한다.

문제는 멀미증상을 완화시키는 주효과에 반해 눈동자 커짐ㆍ시각장애ㆍ기억력 손상ㆍ환각ㆍ착란 등의 부작용 발생 위험도 있어 미국, 영국, 프랑스에서는 의사의 처방을 받아 사용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으로 취급하고 있다. 또한 이들 나라에서는 만 7세 이하의 어린이에게는 판매가 금지돼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의사의 처방 없이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 있지만, 지난 7일 식약청이 발표한 `의약품 재분류안`에 따라 향후 어린이용 제품은 전문의약품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소비자원은 "성인에게도 부작용 사례가 나타나고 있고 외국이 사례를 감안해 우리나라 역시 성인용 제품도 전문의약품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를 식약청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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