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 동반성장 역행..중소 브랜드 도용 '논란'

작년 초 수십 건 상표등록신청..중소기업 견제 의혹
오가다 측 침착한 대응으로 대부분 신청 취소
  • 등록 2013-04-17 오후 1:50:55

    수정 2013-04-17 오후 4:41:06

[이데일리 이승현 김미경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자사의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오가든’의 상표 보호를 명목으로 중소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도용해 문제가 되고 있다. 사회적 관심이 되고 있는 동반성장에 역행하는 것이란 지적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090430)이 작년 초 전통차전문점 브랜드로 사용되고 있는 ‘오가다’에 대한 상표권 등록신청을 모두 마쳤다. 이미 주식회사 오가다가 등록을 해 놓은 한방차를 제외하고 다른 사업군에 대해 수십개의 상표권 등록신청을 한 것.

아모레퍼시픽이 중소 프랜차이즈 기업인 ‘오가다’의 상표권을 빼앗으려는 시도를 한 것으로 알려져 비판을 받고 있다. 전통차전문점 오가다는 현재 60여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오가다는 지난 2009년 최승윤 대표가 군 생활을 마친 후 창업한 곳으로, 전통 한방차를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재해석해 내놓은 브랜드다.

현재 6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작년 7월에는 일본 도쿄에 첫 매장을 내며 진출하는 등 건실하게 성장하고 있는 청년 기업이다.

최 대표가 아모레의 ‘오가다’ 상표권 등록신청을 인지한 것은 작년 중순경이다. 사업 확장을 위해 오가다의 상표 등록을 위해 특허청을 찾았다가 아모레가 이미 전방위로 상표등록 신청을 마친 것을 알았다.

최 대표는 급히 특허청에 ‘오가다’ 상표를 아모레가 등록할 경우 입게 될 피해와 ‘오가다’ 상표가 아모레 사업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자료를 제출했다.

다행히 최 대표의 의견이 받아들여져서 아모레의 상표권 등록신청은 상당부분 취소됐다. 다만 대추과자, 홍삼건강식품, 잼 등 일부 사업에 대해서는 아모레 측의 신청이 받아들여져 상표권 등록 전 단계인 공고 상태에 있다.

최 대표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특허청에 이의신청을 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처음에 아모레의 상표권 등록신청 사실을 알았을 때는 많이 당황했다”며 “대기업이 이제 막 시작하는 회사에 이런 일을 해도 되는지 납득이 되지 않았지만 이후 침착하게 대응하기로 하고 지금까지는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고 있다”고 털어놨다.

오가다는 전통차전문점에 이어 신규 사업으로 대추절편, 유자청, 전통차 티백 등 상품을 ‘오가다’ 브랜드로 출시하려고 준비를 해 왔다. 만약 특허청이 오가다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일부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차(茶)전문점 ‘오설록’을 운영하고 있는 아모레가 유사한 사업을 하는 오가다를 견제하기 위해 상표권 등록을 시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오가든’을 운영하고 있는데 유사한 상표에 대해 방어 차원에서 상표권 등록신청을 한 것”이라며 “오설록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10년 11월 자연지향 뷰티푸드 브랜드 ‘오가든(Ogarden)’을 출시해 전국 아리따움 매장과 대형마트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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