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다음(035720) 토론방 아고라에는 박씨가 진짜가 아님을 증명하는 네티즌 게시물이 다수 게재됐다. `네티즌수사대`는 미네르바가 과거에 올린 글들을 토대로 박씨가 가짜임을 밝히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네티즌들은 박씨가 검찰조사에서 작성한 `한국경제 예측`이란 글과 `미네르바`의 이전 게시물들을 일일이 비교해가며 글의 문체와 필력, 심지어 오타 습관상 차이가 심하다는 점을 지적, 구속된 박씨가 진짜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 "미네르바는 박씨처럼 안쓴다"
대표적인 차이점이 미네르바의 문체다. 네티즌들은 미네르바의 문체는 박씨와는 달리 쉽고 평이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네르바가 지난해 6월경 올린 게시물에서는 "노무현은 외평채를 발행해 가면서 환율정책을 조정해서 국내 물가 안정을 유지했습니다. 사실상 2003년 당시에 IMF 똥 치우는 공적 자금으로 60조를 추가 지불 하고 04년에는 최중경이 파생상품 10조원 사기친 그 뒷 수습을 하는데 바빴죠"라는 대목이 나온다.
반면 박씨가 검찰에서 작성한 글은 "현재 2009년 1/4분기 경기 예상 동향은 큰축으로 나누어서 해외 주요 수출국 내수 시장 위축에 따른 국내 수출액 감소가 역 파급 효과로 국내 실물 경기를 타격하는 리싸이클링의 피드백 반복 효과의 악순환이라고 볼 수 있다"로 미네르바와 달리 호흡이 길고 읽기 어려워 진짜라고 믿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한 네티즌은 "(미네르바 글은)박대성씨처럼 절대로 중언부언하지 않고 간결하다"며 "(미네르바 글은) 그 내용이 어렵지 박씨처럼 글을 어렵게 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람의 문체는 단기간에 바뀌지 않고 자기가 실제로 아는 내용을 쓴 글은 필력이 넘친다"라며 이러한 점에서 박씨는 미네르바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미네르바의 나이를 추정해 볼 수 있는 글을 통해 31세 박씨가 결코 쓸 수 없음을 설명한 분석도 있다.
이에 대해 이 네티즌은 "이 책(세계는 넓고 할일은 많다)이 출판된 것은 89년"이라며 "79년생인 박대성씨가 고등학교 때라면 95년 이후로 많이 늦는다"는 지적했다.
또 "과거 미네르바가 쓴 글 중에서 "야망의 세월" 드라마 관련 내용을 보더라도 진짜 미네르바는 30대 중반~ 40대 중반의 나이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박씨가 해외체류 경험이 전혀 없다는 점도 `진짜 미네르바`가 아니라는 데 힘을 실어준다는 설명이다.
미네르바는 지난해 6월11일 작성한 `일본일본 대중교통?..비교할껄 해라`라는 글에 일본 대중교통 상황을 실감나게 표현한 바 있다.
이 같은 설명은 실제로 현지를 다녀오지 않고는 도저히 작성할 수 없다는 게 네티즌수사대의 분석이다.
◇ "미네르바와 박씨 문체와 맞춤법 등 상이"
미네르바가 평소 자주 틀리는 맞춤법도 분석대상이 됐다.
이 네티즌에 따르면 미네르바는 `ㅐ` 모음을 붙일 때 오타로 `ㅒ`를 자주쓰곤 하는데 박씨가 썼다는 글에선 `때`자를 모두 올바르게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ㅒ` 오타는 미네르바가 습관상 자주 틀리는 것인데 박씨는 그렇지 않더라는 것.
자신을 컴퓨터관련 전공자라고 소개한 또다른 네티즌은 "박씨의 IP와 미네르바가 사용한 IP `211.178.***.189`는 ISP업체가 협조만 한다면 누구나 IP를 받을 수 있다"며 박씨는 날조된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검찰이) 다음에서 미네님(미네르바)이 사용하던 아이디와 비번을 입수한 후 현재의 박대성씨를 고용하여 미네님 아이디로 가짜 미네 글 (최근의 정부공문, 강만수 사과글, 희망어쩌고글) 들을 올리게 한 후 3개의 글을 근거로 가짜 미네를 잡아 넣는 쇼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정부 관계자 멘트를 통해 미네르바가 `50대 증권사 출신에 해외체류 경험이 있다`고 보도한 한 언론사는 전날(11일) 또 한번 정부 관계자를 통해 "미네르바가 한명이 아니다"라며 진짜는 따로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11월 정부가 파악한 `미네르바`와 잡지 `신동아` 12월호에 글을 기고한 `미네르바`는 동일 인물이고, 이번에 구속된 `미네르바`는 다른 사람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씨가 기고한 사실이 없다고 밝힌 신동아도 2월호를 통해 미네르바 기고배경과 경위를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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