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금융업계 최초 日 AI 소프트웨어 수출

日 빅3 카드사 SMCC,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 AI 플랫폼 공급
계약 규모 수백억원…"테크기업으로 데이터 분석 역량 입증"
  • 등록 2024-10-17 오전 9:42:57

    수정 2024-10-17 오후 7:19:59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현대카드가 금융업계 최초로 독자 개발한 AI 소프트웨어를 일본 대형 신용카드사에 수백억원 규모로 수출했다.

정태영(왼쪽) 현대카드 부회장과 오니시 유키히코 SMCC 사장이 지난 16일 일본 도쿄 SMCC 사옥에서 조인식을 마치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현대카드)
현대카드는 17일 일본 빅3 신용카드사인 SMCC(Sumitomo Mitsui Card Company)에 ‘유니버스(UNIVERSE)’를 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수백억원에 달하며, 한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소프트웨어 수출이다.

‘유니버스’는 현대카드가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 고객 초개인화 AI 플랫폼이다. 데이터를 정의하고 구조화하는 ‘태그’로 개인의 행동·성향·상태 등을 예측해 고객을 직접 타깃팅(Targeting)할 수 있고 업종에 상관없이 비즈니스의 전 영역에 적용 가능하다.

SMCC는 ‘유니버스’ 도입으로 회원 개개인의 취향, 결제 패턴, 라이프 스타일 등에 최적화한 경험 가치를 높이고 AI와 데이터 사이언스에 기반을 둔 세밀한 타깃팅을 통한 가맹점 판촉 고도화를 진행한다. 여신 업무, 고객 상담, 부정 사용 감지 등 전사적인 영역에 ‘유니버스’의 AI를 도입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현대카드의 수출은 일본을 대상으로 진행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은 기술 도입 과정에서 깐깐한 검증을 거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40조원의 자산을 보유한 일본 빅3 신용카드사 중 하나인 SMCC의 선택을 받았다는 점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SMCC는 지난 2월부터 6개월간 현대카드와 기술 실증(PoC·Proof of Concept)을 진행했으며 철저한 검증 끝에 유니버스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도입을 결정했다. SMCC 관계자는 “철저한 검증 과정을 통해 현대카드가 세계 최고 수준의 데이터 분석과 설계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도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수출 시장 확대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현대카드는 현재 SMCC가 속한 일본 SMFG(Sumitomo Mitsui Financial Group) 산하 타 계열사뿐만 아니라 해외 유수의 금융사들도 유니버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는 이번 수출은 대한민국 금융사 중 첫 번째 ‘업의 전환’ 사례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전통 금융사가 해온 금융 서비스를 통한 해외 진출을 넘어 AI 소프트웨어의 대규모 수출을 통해 그동안 추진해 온 ‘금융사’에서 ‘테크기업’으로의 전환을 세계 시장에서 증명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지금까지 금융사들이 진행해 온 전통 금융사업과 금융 시스템 등을 통한 해외 진출이 아닌 테크 기반의 해외 진출이라는 점, 전통 금융사에서 테크기업으로의 ‘업의 전환’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일본을 시작으로 북미·유럽·중동·아시아 등 각국에서 데이터 사이언스 협업 문의가 이어지고 있고 데이터 사이언스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확장은 더욱 빨라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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