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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텍사스주 민주당 하원의원인 로이드 도겟은 이날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공개 촉구했다. 그는 1968년 베트남 전쟁 여파로 지지율이 급락하자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스스로 물러난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그는 (바이든 대통령과는) 매우 다른 상황에서 사퇴라는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렸다. 바이든 대통령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고통스럽고 어렵겠지만 사퇴 결정을 내리길 정중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도겟 의원은 “이것은 가볍게 내린 결정이 아니다. (이번 결정이) 바이든 대통령이 이룬 모든 업적에 대한 나의 존경심도 약화하지 않는다. 그러나 트럼프와 달리 바이든 대통령의 첫 번째 공약은 항상 자신이 아닌 우리나라에 있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트럼프에 대한 (민주당의) 승리를 위험에 빠뜨리기엔 너무 많은 것이 걸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27일 TV 대선 토론과 관련해 “자신의 많은 업적을 효과적으로 방어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미 언론 등 민주당 외부에선 바이든 대통령을 향한 자진사퇴 요구가 쏟아지고 있지만, 내부에서 현직 의원들이 이를 공개 촉구한 건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졸전’과 관련해 “그저 나쁜 밤이었을 뿐”이라며 언론의 과잉보도라고 책임을 떠넘기고 있지만, 후폭풍은 일파만파 커지는 분위기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주지사 그룹과 3일 현 상황에 대한 논의를 가질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재선 의지를 거듭 밝히고 협조를 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그는 TV 토론 다음날 참석한 조지아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유세 현장에서도 후보교체론을 일축한 바 있다. 질 바이든 여사와 아들 헌터 바이든 등 가족들을 비롯해 측근 참모들 역시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완주를 강하게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민주당 하원의원은 CNN에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서는 것을 우려하는 하원의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우리는 그의 대선 행보와 승리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 그가 스스로 (자진 사퇴를) 결정할 수 있도록 여유를 주고 싶지만, 그가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우리의 우려 목소리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인내심이 얇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주말에도 지지율 변동이 심한 주를 방문해 유세를 펼칠 예정이다. 이는 그가 사퇴할 뜻이 없음을 시사한다고 CNN은 해석했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과거엔 바이든을 공개적으로 지지했지만 개인적으로 그가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이 너무 완고하다”며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것(대선을 강행하는 것)이 얼마나 재앙인지 깨달을 수 있는 공간을 주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