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현대엘리 증자 1차발행가 확정..쉰들러는?

예정가격 대비 30% 상승..발행금액 2264억서 662억 증가
쉰들러 미청약땐 지분 33.4→22.2%..전량청약 790억 소요
  • 등록 2010-12-24 오후 2:13:43

    수정 2010-12-24 오후 2:13:43

마켓in | 이 기사는 12월 24일 13시 43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신성우 기자] 현대상선 증자에 KCC, 현대건설 등 주요주주들이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현대그룹의 경영권 위협 불안감이 다소나마 줄어든 가운데, 현대엘리베이(017800)터 2대주주 쉰들러의 향후 청약 여부 또한 관심을 받고 있다.

현대상선(011200) 주주청약(23~24일) 시기와 맞물린 지난 23일 당초 예정발행가에 비해 30%나 높게 1차발행가가 결정된 게 또 하나의 계기다.

지금까지 현대엘리 지분 확보에 19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들였던 쉰들러가 배정주식 전량에 참여한다 해도 당초 600억원 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던 자금이 현 상황에서는 최대 790억원 가까이로 늘었다.

◇ 쉰들러, 현대엘리 지분 33.4% 확보에 1936억 들여

23일 IB업계에 따르면 현대엘리는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보통주 360만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추진중이다. 청약미달로 인해 자금조달이 차질을 빚을 위험은 없다. 최종 실권주는 대표주관 동양·대신증권, 공동주관 동부·리딩·부국·솔로몬·현대증권 등 7개 인수단이 인수한다.

아울러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박탈당하면서 현대상선이 추진중인 3264억원 증자와 마찬가지로 현대건설 인수자금으로 쓸 수 있을지는 상당히 불확실성을 갖는 조달자금이다.

반면 현대엘리의 증자는 현대상선 증자의 범현대가 참여 여부 못지 않게 지배구조 측면에서 2대주주인 쉰들러의 청약 여부 또한 관심 대상이다. 지난 2006년 5월 KCC그룹으로부터 현대엘리 지분 25.5%를 사들인 이후 3년여 잠잠하던 쉰들러가 올해 갑작스런 지분확대로 33.4%까지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현대그룹 지분이 50.7%에 달하고, 쉰들러와는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는 하지만 현대그룹이 마냥 신경을 꺼놓을 수는 없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46.7% 수준이던 현대그룹의 현대엘리 지분율이 50%를 넘어선 것도 이달들어 최대주주 현대로지엠의 지분취득 열기에서 비롯됐다. 그동안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아왔던 쉰들러의 지분 확대가 내년 현대엘리 정기주총때 이사진의 대거 임기만료를 겨냥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이번 증자는 쉰들러의 증자 참여 여부에 따라 지분율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반면 쉰들러로서는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현대엘리 지분을 확보하는 데 들인 자금만 1936억원에 달한다. 만일 쉰들러가 배정주식(배정비율 0.4102765) 전량을 청약한다 해도 지분율은 31.3%로 낮아진다. 특히 불참한다면 22.2%로 떨어진다.

◇ 내년 1월19일 확정발행가 또 한차례 변수

게다가 최근 공들여서 쌓아 놓은 지분율이 급격하게 희석되는 게 아까워 참여를 결심했다해도 이후 증자 진행상황은 자금투입 규모 면에서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

지난 23일 현대엘리 유상증자의 이날 1차발행가격이 8만800원으로 결정됐다. 증자 이사회 결의(12월10일) 당시 예정발행가(6만2400원) 대비 29.5%나 높다. 지난달 16일 현대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부터 지난 20일 자격 박탈에 이르기까지 현대건설 M&A를 둘러싼 환경이 요동친데다 쉰들러의 존재로 인해 주가 또한 변동성이 컸던 탓이다. 발행금액도 2246억원에서 2908억원으로 662억원이 증가했다.

이는 쉰들러 입장에서도 전량청약시 609억원을 들이면 됐으나 789억원으로 179억원이 추가로 소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내년 1월19일이 되면 지금의 상황이 정반대로 바뀔 소지는 있다. 확정발행가격이 1차발행가와 2차발행가 중 낮은 가격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발행가 상승으로 인한 투입자금 부담은 현대그룹에도 해당되는 사안이다. 1차발행가를 기준으로 배정주식 전량청약 때 현대로지엠 635억원을 비롯,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들여야 하는 자금은 1198억원에 달한다. 예정발행가 대비 273억원이 늘었다.

하지만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을 보다 안정적으로 가져가려는 현대그룹 입장에서는 자금부담에 상관없이 주어진 배정주식 만큼은 전량 청약할 개연성이 높다. 이 경우 지배구조 측면에서 얻는 것이 많다. 전량청약시 지분율이 47.5%로 낮아지기는 하지만 우리사주조합 전량청약을 전제로 할 때 우선배정분(20%. 72만주)을 우호지분으로 확보할 수 있다. 증자후 6.7%에 해당하는 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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