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다가오는데…디플레 공포에 새누리 '전전긍긍'

김무성 "디플레의 초기 단계…심각하게 생각해야"
최경환 "저물가 오래 지속…디플레 우려 큰 걱정"
"디플레는 다 잃는것"…與 의원들 내년 총선 걱정
  • 등록 2015-03-04 오전 10:40:03

    수정 2015-03-04 오전 10:41:13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주최로 열린 수요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우리경제의 디플레이션 공포가 정치권도 덮치려는 기세다. 특히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우리사회 전반이 가라앉는 디플레는 그 자체로 여권에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4일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는 전날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발표가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달 상승률(0.5%)이 16년 만에 최저치이며, 담뱃값 인상 기여도(0.58%)를 제하면 사실상 -0.1% 상승률에 그친데 대한 우려다.

당장 김무성 대표부터 디플레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그는 “디플레의 초기 단계로 볼 수 있다”면서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디플레가 시작되면) 물가하락, 투자감소, 소비감소 등 경제 축소의 소용돌이에 빠진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경제정책을 다루는) 정부와 한국은행은 면밀한 진단과 정확한 예측을 통해 경제의 방향성을 잘 잡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는 사실상 디플레로 봐야 한다”(심재철 중진의원) “한국경제가 사면초가에 몰리는 듯한 모습이다”(이병석 중진의원) 등의 우려도 많았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출신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국가경영전략연구원(NSI) 수요포럼에서 “저물가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서 디플레 우려 때문에 큰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뿐만 아니다. 1월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7% 감소했다. 이는 22개월 만에 최대폭이다. 광공업생산 역시 전월보다 3.7% 감소했다.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8년 12월 10.5% 감소한 이후 6년1개월 만에 최대폭 감소다. 제조업과 전기·가스·수도사업, 광업에서 모두 줄었다.

여권이 디플레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단순히 경제활동만 침체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디플레가 시작되면 사회 전체가 무기력증에 빠지고, 각 개개인 삶의 모든 부분에서 직격탄을 맞을 우려가 크다. 여당 한 경제통 의원은 “디플레는 한마디로 모든 걸 잃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야 하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권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가시화되면 경제활성화 기치를 내건 박근혜정부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했다.

당장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의원들의 위기감도 상당하다. 새누리당에 있어 내년 20대 총선은 ‘사상 최악’의 조건이 될 수 있다는 걱정도 그래서 나온다. 여당 한 재선 의원은 “19대 총선 때도 힘들었지만 20대는 훨씬 더 힘들 것”이라면서 “이래저래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PK(부산·경남) 쪽 여당 한 의원은 “실제 지역구를 돌아보면 여의도에서 주로 얘기하는 정치 변수들은 거의 거론되지 않는다. 경제부터 살려야 한다는 얘기가 대부분이다”면서 “여러가지로 우려가 되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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