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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우리경제의 디플레이션 공포가 정치권도 덮치려는 기세다. 특히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우리사회 전반이 가라앉는 디플레는 그 자체로 여권에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4일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는 전날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발표가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달 상승률(0.5%)이 16년 만에 최저치이며, 담뱃값 인상 기여도(0.58%)를 제하면 사실상 -0.1% 상승률에 그친데 대한 우려다.
당장 김무성 대표부터 디플레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그는 “디플레의 초기 단계로 볼 수 있다”면서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디플레가 시작되면) 물가하락, 투자감소, 소비감소 등 경제 축소의 소용돌이에 빠진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경제정책을 다루는) 정부와 한국은행은 면밀한 진단과 정확한 예측을 통해 경제의 방향성을 잘 잡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출신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국가경영전략연구원(NSI) 수요포럼에서 “저물가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서 디플레 우려 때문에 큰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뿐만 아니다. 1월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7% 감소했다. 이는 22개월 만에 최대폭이다. 광공업생산 역시 전월보다 3.7% 감소했다.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8년 12월 10.5% 감소한 이후 6년1개월 만에 최대폭 감소다. 제조업과 전기·가스·수도사업, 광업에서 모두 줄었다.
여권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가시화되면 경제활성화 기치를 내건 박근혜정부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했다.
당장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의원들의 위기감도 상당하다. 새누리당에 있어 내년 20대 총선은 ‘사상 최악’의 조건이 될 수 있다는 걱정도 그래서 나온다. 여당 한 재선 의원은 “19대 총선 때도 힘들었지만 20대는 훨씬 더 힘들 것”이라면서 “이래저래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PK(부산·경남) 쪽 여당 한 의원은 “실제 지역구를 돌아보면 여의도에서 주로 얘기하는 정치 변수들은 거의 거론되지 않는다. 경제부터 살려야 한다는 얘기가 대부분이다”면서 “여러가지로 우려가 되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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