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김도년 기자] 지난 16일 진도 여객선 침몰 이후 조용했던 전남 진도군는 시끄러워졌다. 유례없을 정도로 많은 외지인이 속속 모여들었다. 천여 실종자 가족과 친척은 물론 민간잠수부, 의료·법률지원단, 내·외신 기자 등 수천 명의 사람이 모였다. 자원봉사단도 5000명을 넘어섰다.
진도군 시내 모텔·여인숙의 방은 동이 났다. 숙박업소 종업원이 쉬는 방을 빌리거나 인심 좋은 식당에서 쪽잠을 자는 사람도 흔한 모습이 됐다. 자원봉사단은 며칠째 차에서 잔다. 시내 편의점과 마트의 양말과 속옷도 품절이다.
마을 주민은 혼란속에서도 차분한 모습이지만 저마다 텔레비전을 시청하며 걱정을 나누고 있다.
진도군청 인근 ㅌ모텔 주인은 “그날 이후로 빈방이 없는데 매일 저녁 방을 찾는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진도를 찾은 취재진들에게 종업원 방을 무료로 내준 그는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주민 모두가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진도의 각종 단체는 사고 첫날인 16일 오후 사람이 모여들 때부터 자원봉사를 준비해 지금까지 진도실내체육관과 팽목항 일대에서 식사 등을 제공하고 있다.
서망항 인근 음식점 주인은 “이렇게 외지 사람이 많이 몰려 온 건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뱃사람 출신인 그는 “이곳은 정말 유속이 세서 물속 구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이 살아왔으면 좋겠지만…”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다른 주민은 “처음에 다 살았다고 보도가 나오기에 별일 없을 줄 알았다. 정부 공무원이 숫자도 제대로 못 세고 있는 걸 보니 화가 나고 답답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진도 실내체육관 근처에 거주하는 그는 “실종자 가족들 보기가 안쓰러워 차마 가 보진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음식점 주인은 “공무원이 이곳 출입을 통제하니까 마치 다신 못 들어올 곳처럼 보인다. 이곳에서 이런 참변이 일어나다니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 실종자 가족 등이 가족대기소가 있는 진도 팽목항 앞 벽에 ‘돌아오라’는 애절한 글을 써 보는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사진=강신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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