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차들 간만에 웃는다..현대·기아차는 `긴장`?

엔화가치 하락에 가격경쟁력·수익력 확보 기대감
  • 등록 2012-02-15 오후 1:38:44

    수정 2012-02-15 오후 1:38:44

[이데일리 원정희 기자] 일본차들이 정말 오랜만에 웃었다.

치솟는 엔화가치에 몸살을 겪어야 했던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일본은행의 양적완화 발표로 엔화가치가 떨어지면서 숨통을 트일 것이란 기대감이 조심스레 제기된다.

중장기적으로 이같은 추세를 이어갈 경우 올해 세계시장에서 일본차들과 경쟁해야 하는 현대·기아차로선 긴장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전날(14일) 일본은행의 양적완화 발표 후 엔화대비 달러화 가치는 최근 3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78.4엔까지 올랐다.

조철 산업연구원 주력산업팀 연구위원은 "엔화환율이 약세로 돌아서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반면 일본차들이 지진에서 회복되면서 세계시장에서 현대차(005380)와의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자동차회사들도 일정부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일본 대지진, 태국 홍수, 엔고현상 등 삼중고에 시달렸던 일본 자동차회사들은 올해 대지진에서 회복되면서 현대·기아차와 미국차들에 뺏겼던 시장점유율을 회복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엔고에서도 공격적인 가격전략을 내세우며 판매확대에 나서고 있어 이같은 엔화환율 변화는 도요타, 닛산 등의 일본 자동차회사들에 날개를 달아 주는 격으로도 해석된다.

▲ 도요타 신형 캠리
한국닛산은 지난해 박스카 큐브를 출시하며 2000만원대의 수입차 최저가격을 책정해 화제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지속된 엔고로 결국 출시 5개월만인 올 1월부터 가격을 70만원 인상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차들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국내에 진출한 도요타 등은 최근 잇따라 파격적이라 할 만큼 가격을 낮춘 신차들을 선보이면서 국내 자동차회사들까지도 위협하고 있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단기적인 환율변화로는 가격정책이나 세일즈매니지먼트에 있어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최근 일본 정부의 움직임에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본은행의 발표 이후 현대차의 주가도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도 "엔화 하락이 당장 일본업체들의 경쟁력 향상보다는 수익성이 높아지는 쪽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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