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사철 맞아 주택거래↑..銀 가계대출 두 달째 늘어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은행 가계대출이 두 달 연속 증가했다. 봄 이사철을 맞아 주택거래가 늘어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은행 가계대출(모기지론 양도 포함) 증감액 <자료 =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3월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모기지론 양도 포함) 잔액은 4000억원 증가한 523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말 주택관련 세제혜택 종료로 주택 거래가 줄면서 올해 1월 1년 만에 감소했으나 2월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 양도 포함) 잔액이 9000억원 늘어난 372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봄맞이 이사철 수요가 발생한데다, 정부가 지난 2월 발표한 주택 거래 활성화대책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3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월 7100호에 이어 3월 9200호로 대폭 확대됐다.

다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모기지론 양도를 제외하면 증가폭이 1조4000억원으로 더 크다. 이는 주택금융공사 및 국민주택기금이 취급하는 보금자리론이나 적격대출 잔액이 5000억원 가량 줄었기 때문이다.

한승철 한은 금융시장팀 차장은 “ 적격대출이나 보금자리론 대출금리가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취급하는 주택담보대출보다 상대적으로 높아 신규취급이 부진한데다, 만기가 도래하면서 상환이 이뤄졌기 때문”이라며 “최근엔 혼합형 대출 위주로 다시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생계형 대출 잔액은 1년 에 한 번 지급되는 공무원 성과상여금 등 계절적 요인으로 5000억원 줄어든 149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의 기업대출은 1조7000억원 늘어났다. 1월(10조9000억원)과 2월(4조2000억원)에 비해 증가폭은 크게 축소됐다. 대기업 대출이 전달 1조7000억원 증가에서 1조5000억원 감소로 전환됐다. 은행들이 분기말을 맞아 부채비율을 관리한데다, 일부 부실기업 대출이 출자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또 일부 우량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뒤 은행 빚을 갚은 영향도 있다.

반면 중소기업대출은 법인세 납부수요 등으로 전달 2조5000억원에서 3월 3조3000억원으로 확대됐다. 한 차장은 “대기업 대출은 감소했으나, 중소기업의 경우 견조한 증가세를 유지했다”면서 “대출행태 조사를 보면 은행들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가 많이 완화된 것이 확인된다”고 말했다.

기업어음(CP)은 공기업 부채 감축 등의 노력으로 순발행 규모가 4000억원(3.1~2.20)에 그쳤다. 회사채(공모)는 1000억원 감소로 순상환을 지속했으나, 만기도래 규모가 전달 5조4000억원에서 3월 2조9000억원으로 크게 줄어 순상환 규모도 대폭 축소됐다.

한편 은행 수신은 전달 11조7000억원 급증세에서 한 달만에 7000억원 감소로 전환됐다. 수시입출식예금이 법인세 납부 수요 및 지자체 재정집행자금 인출 등으로 3조2000억원 감소했다. 정기예금은 3조1000억원 증가했으나, 그 폭은 전달(5조4000억원)보다 둔화됐다. 은행들이 예대율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로 우대금리 적용을 축소한 영향이다.

자산운용사 수신도 2월 6조7000억원에서 3월 5조6000억원 감소로 돌아섰다.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금융기관들이 자금을 인출한데다, 법인세 납부 수요 등으로 머니마켓펀드(MMF)가 3조3000억원 급감했다. 채권형 펀드도 일부 자산운용사의 사모 채권형 펀드가 투자일임형 계약으로 전환되면서 2조4000억원 크게 줄었으며, 주식형 펀드도 8000억원 줄어 감소세가 지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