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쇼크 이후 `IT vs 차화정 명암 갈렸다`

넉달 간 코스피 1800전후 박스권 지속
IT株 상승률 `압도적 1위`..삼성전자 38%↑ `수훈갑`
차·화·정 대체로 하락..IT에 `주도주 반납`
  • 등록 2011-12-27 오후 3:32:52

    수정 2011-12-27 오후 5:32:23

[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촉발된 `8월 쇼크` 이후 코스피는 넉달 간 제자리 걸음을 했지만, 업종별 편차는 극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전기전자 업종이 급등한 반면, 기존 주도주였던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은 6~10%의 업종 하락률을 기록해 기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쇼크 이후 주식시장(9월1일~12월26일)은 업종별 흐름에서 큰 편차를 나타냈다. 전기전자가 29.2%의 업종 상승률로 화려하게 부활한 반면, 차화정이 속한 운수장비와 화학 업종은 6~10% 하락하며 시장 대비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차화정의 수익률에 크게 못미치며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던 전기전자 업종은 9월 들어 본격적으로 턴어라운드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단연 선봉에 섰다. 삼성전자(005930)의 주가는 넉달 새 38.2% 급등하며 100만원을 재차 돌파하더니 이내 사상최고가를 새로 썼다.

삼성전기(009150)도 이 기간 28.5% 상승하며 IT주의 부활에 힘을 보탰다. LG전자(066570)LG디스플레이(034220)는 각각 17.1%, 15.6% 뛰었다.

박강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모바일 분야에서 삼성전자가 실적 성장을 확인시켜줬고, 반도체와 LCD 업황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고 밝힌 뒤 "펀더멘털 호전과 함께 차화정에서의 수급 변화도 일어나며 전기전자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IT주가 승승장구하는 동안 차화정은 지지부진한 주가흐름을 연출하며 기존 주도주로서의 체면을 구겼다. LG화학(051910), SK이노베이션(096770), 현대모비스(012330) 등은 넉달 간 10% 넘게 하락했고, 기아차는 3.3% 떨어졌다. 현대차(005380)만이 5.9% 상승하며 자존심을 지켰다.

한편 코스피200 종목 가운데 이 기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은 대덕전자(008060)다. 대덕전자는 스마트폰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로 실적이 크게 개선되며 주가가 넉달 새 54.2% 급등했다.

이어 LG유플러스(032640)(52.8%), 일진디스플레이(020760)(52.1%), 한전기술(052690)(48.6%) 등이 8월쇼크 이후 수익률 상위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반대로 하락률이 큰 종목으로는 STX그룹주들이 다수 포함됐다. STX조선해양(067250)은 이 기간 39.5% 빠졌고, STX메탈(071970)STX엔진(077970)도 각각 30% 이상 하락했다. (주)STX(011810)는 28.2% 추락했다.

이처럼 유독 STX그룹주가 부진한 데에는 해운과 조선업으로 수직계열화돼 있는 STX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유럽지역에 선박을 발주하는 선주사들이 집중돼 있어 유로존의 리스크가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것.

업종별로는 운수창고업과 비금속광물이 12~13%대의 하락률로 가장 큰 낙폭을 나타냈다.

운수창고업의 경우 대한항공(003490), 아시아나항공(020560), 현대상선(011200), 한진해운(117930) 등 항공과 해운주가 전반적으로 부진하며 업종의 하락폭을 키웠다.

박승영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그간 세계 각국의 인플레이션 유도 정책이 소비를 위축시켜 실패로 돌아간만큼 내년에는 각국 정부가 고용과 소비 진작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국내 주식시장은 IT와 자동차 등 경기민감 소비재를 중심으로 주도주가 교체될 것"이라고 전했다.

▶ 관련기사 ◀ ☞삼성전기 `LED 제값 못받았다` 혹평에 급락 ☞"NTT, 삼성전자 등과 스마트폰칩 합작사 설립" ☞[단독]삼성전자의 꼼수?‥삼성LED '헐값 매입'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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