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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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연말로 갈수록 원·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할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한국은행은 원화 약세가 강화하면서 환율이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은은 26일 발간한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기대가 계속 지연되거나 중동지역 분쟁이 재점화돼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엔화, 위안화가 추가 약세를 보이는 등 원화 약세 요인이 다시 강화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최근 환율 상승기 중 선진국간 통화정책 차별화, 급격한 엔화 약세 등의 요인은 (환율이 1400원대로 올랐던) 2022년 상승기와 유사했지만 위험자산 투자심리, 지정학적 리스크 및 국내 여건 등은 양호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 출처: 마켓포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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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견조한 성장 전망에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유지됐다. 경상수지도 2022년과 달리 흑자 행진이다. 그럼에도 환율은 달러화 지수 상승폭을 상회하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올 들어 24일까지 4.09% 올랐으나 원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7.27%나 급락했다. 엔화 가치가 무려 12.04%나 하락했다.
이와 관련 한은은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 지속, 중동분쟁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및 에너지 가격 상승 우려, 일본의 통화정책 정상화 지연 등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은 엔화 환율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수출 경쟁 관계 등으로 높은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위안화 역시 마찬가지다. 높은 대중교역 의존도(2020년 수출 비중 24.6%), 위안화 투자에 대한 프록시(Proxy·대리) 헤지 역할 등으로 위안화 환율과 높은 상관관계를 갖는다. 다만 위안화는 2022년 엔화와 함께 급락하며 원화 약세를 자극했으나 올해 위안화 약세폭은 크지 않다. 위안화는 달러화 대비 2.17% 하락하는 데 그쳐 달러화 강세에 비해서도 덜 하락했다.
외환당국은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를 저지하기 위해 한국은행(외환보유액)과 국민연금(해외증권투자)간 2022년 9월 체결한 통화스와프를 올해말까지 연장했고 스와프 규모도 350억달러에서 500억달러로 확대했다.
또 25일 개최된 제9차 한일재무장관회의에서 양국 재무장관은 “양국 통화 가치 하락이 심각하다”며 “적절한 조치를 계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올해 4월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한일재무장관회의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양국이 공동 구두개입에 나섰는데 이번에 두 달 만에 두 번째 공동 구두개입을 실시한 것이다.
일본은행(BOJ)의 국채 매입 규모 축소 조치 등 긴축 통화정책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엔화 약세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달러·엔 환율이 160엔을 넘어 170엔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엔화가 달러화 대비 크게 하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엔화와 상관관계가 높은 원화도 안심할 수 없는 분위기다. 유럽 정치 불안, 미국 대비 이른 영국 및 유로존의 금리 인하 기조 등으로 상대적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 출처: 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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