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2월 미국 특허전문 회사 파이스(PAICE)와 3년간의 법정 다툼 끝에 300억원 전후로 추산되는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분쟁을 마무리한 바 있다. ‘특허사냥꾼’의 한국자동차에 대한 공세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의 어댑티브 헤드램프 테크놀로지스(AHT, Adaptive Headlamp Technologies Inc.)는 지난해 7월 현대차가 자사 개발 어댑티브 헤드램프 기술을 도용했다며 미국 델라웨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기술은 핸들을 꺾으면 헤드램프 빛 방향도 차량 진행방향으로 따라서 움직이는 풀 어댑티브(AFLS) LED 헤드램프다. 현대차는 이를 에쿠스(현 제네시스 EQ900·해외명 G90)와 DH제네시스(현 제네시스 G80) 등 차종에 기본·옵션 사양으로 적용하고 있다.
AHT는 다양한 특허를 보유한 후 소송을 통해 수익을 내는 특허관리전문기업, 이른바 ‘특허사냥꾼’이다. 비슷한 시기 미국 GM과 독일 BMW, 스웨덴 볼보, 일본 도요타·마쓰다를 상대로도 소송을 제기했다.
현대·기아차는 헤드램프 등 등화장치 공급사인 에스엘(005850)과 전자식 조향장치(EPS)를 공급하는 현대모비스(012330), 만도(204320) 등과 공조해 이 소송에 대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업계는 차량에 전장·IT 기술 탑재가 늘어나는 것과 동시에 국내외 특허 소송이 갈수록 늘고 있어 우려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앞선 2012년 미국의 또 다른 특허전문 회사 파이스로부터 하이브리드 특허 침해 소송을 당한 바 있다. 현대·기아차는 결국 지난해 10월 볼티모어 연방법원 1심에서 2890만달러(약 340억원)를 배상하라는 패소 판결이 나오자 같은 해 12월 파이스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이들 특허전문회사는 특히 최근 들어 자동차 회사, 특히 해외소송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한국 자동차 완성·부품사를 주 타깃으로 삼으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율주행·친환경 기술이 복잡해질수록 관련 특허 분쟁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대응 능력을 계속 키워오고 있다”며 “관련 소송에 대해서도 담당 팀을 중심으로 적절히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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