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vs 미디어, 공생의 갈림길에 서다

  • 등록 2008-07-04 오후 5:57:01

    수정 2008-07-05 오후 1:03:25

[이데일리 류의성 임일곤기자] 인터넷포털 다음(035720)과 조선· 중앙· 동아일보(이하 조중동)의 갈등이 좀처럼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예정대로 조중동 측은 오는 7일부터 뉴스 공급을 중단하며, 이에 따라 다음은 현재 뉴스화면 조정 등 작업을 진행중이다.

다음은 공지를 통해 7일부터 조선일보와 위클리조선, 중앙일보, 동아일보, 주간동아, 여성동아 기사 서비스를 중단하게 됐다고 밝힌 상태다.
 
다음은 "뉴스페이지 내에서 해당 기사 콘텐트를 즐겨 보셨던 사용자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언론사의 기사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복제와 전송 등 저작권 침해 행위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인터넷업계와 학계, 증권가에서는 뉴스 공급이 중단되면 양측 모두 `어느 정도`의 타격을 감내해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 입장에선 매출 등 실적에 미칠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콘텐트 공급처가 네이버보다 줄어든다는 점은 네티즌 입장에선 불편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분명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 양측 모두 피해..네이버에게도 불똥?

업계에서는 다음에 닥칠 후폭풍이 어떻게 나타날지 주목하고 있다.

변희재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정책위원장은 "조중동 뉴스가 제외되면 미디어다음이 이념적으로 편향된다는 것이 명확해 지기 때문에 향후 IPTV 사업이나, 신문법 개정 등에서 보수 언론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중동의 일방적인 계약기간 파기와 담합 여부가 논란의 소지로 남게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보통 언론사와 포털은 뉴스공급 계약시 기간을 정하는데 조중동의 이러한 조치는 계약기간 파기에 해당한다"며, "조중동 3사가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담합의 여지 논란도 남아 있다"고 말했다.

포털 뉴스면이 특정 정치색을 띠는 것은 인터넷 저널리즘을 퇴행시키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국진 미디어미래연구소 소장은 "조중동의 뉴스 공급 중단으로 포털의 균형있는 뉴스 편집이 어려워질 것이며, 이는 독자에게나 사회적으로나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음 뿐만 아니라 네이버도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성동규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인터넷은 기본적으로 10대부터 30대까지의 젊은층 이용률이 높고, 인터넷 이용자들의 절반 이상이 포털로 뉴스를 보고 있다"며 "조중동 뉴스 중단으로 네이버는 보수, 다음은 진보라는 구도가 형성되면 네이버의 젊은층 이용률이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수익배분 등도 해결 방안"

다음 뉴스 공급 중단으로 포털과 언론사들간의 불편한 관계를 정립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 언론사들은 포털의 뉴스 콘텐트를 제공하면서도 합리적인 광고 수익 배분이 부족했다고 불만을 가져왔다. 포털에 종속적인 콘텐트제공업체(CP)로 전락했다는 자괴감도 작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디지털뉴스 저작권 사업(아쿠아 프로젝트)`과 `뉴스뱅크` 등이다. 아쿠아는 언론사들이 공동 B2B 방식으로 뉴스 콘텐트를 판매하는 것이고, 뉴스뱅크는 뉴스와 광고 유통을 언론사들이 맡아 광고수익을 늘리는 방법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털은 언론사와 뉴스 트래픽을 나누기 위해 `아웃링크`나 뉴스 편집권을 보장하기 위해 `오픈캐스트` 같은 시도를 이어왔다"며 "근본적으로는 광고 수익을 배분하는 아쿠아프로젝트 등이 실현되는 것도 해결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 교수도 "아쿠아 같은 방식으로 광고 수입을 언론사와 포털이 합리적으로 수익을 나눠가질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뉴스뱅크사업 한 관계자는 "아쿠아프로젝트는 광고수익배분모델이 아니라 판매모델이며, 포털과 광고수익배분을 하거나 판매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아쿠아프로젝트는 뉴스뱅크의 진행상황에 따라 향후 입장을 확정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각에선 인터넷포털이 사실상 언론사로서의 기능을 해온 부분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명확한 근거와 책임 부여를 세워야한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상호 윈윈 전략 계기돼야"

인터넷포털산업을 분석하는 증시 전문가들은 다음에 조중동 뉴스 공급이 중단된다면 양측 모두 피해를 볼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 입장에서는 주요 언론사의 콘텐트 상실로 인지도가 떨어질 수 있고, 조중동의 경우에도 포털에서 유입되는 트래픽이 감소해 부담을 느낄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동희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조중동의 뉴스 콘텐트 공급 중단은 다음에게 상징적인 의미에서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인터넷을 통한 뉴스 이용자 비중이 67%에 달하고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콘텐트를 제공하는 접점으로서의 포털 본연의 역할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조중동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다. 포털 사이트의 뉴스 서비스 이용자 비중이 59%에 달하고 신문사 사이트 방문자 중 상당수는 포털사이트를 통해 유입된 이용자다.

언론과 포털 모두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한다는 의견이다.

황승택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 역시 "최근 촛불시위도 과격 양상이 사라지고 진정되는 분위기를 감안하면 결국에는 양측 모두 반발씩 양보해서 타협점 찾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빠른 시간안에 해결되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왕상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조중동이 뉴스 공급을 중단할 경우 경쟁사 대비 뉴스 콘텐트 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다음 입장에선 사용자 이탈이 일어날 가능성도 높다"고 분석했다.

다음이 최근 높아진 네티즌 로열티를 유지하면서도 조중동 등 전통미디어와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향후 포털과 언론사 간 관계 모색에 중요한 사례로 남을 수 있다. 당장 다음 주 어떻게 진행될 지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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