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시정연설, 여당만의 34차례 '반쪽박수'.. 통진당은 침묵시위

  • 등록 2013-11-18 오후 12:38:08

    수정 2013-11-18 오후 1:26:49

1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마치고 퇴장하는 동안 새누리당 의원들이 기립해 있는 반면 민주당 의원들이 그대로 앉아 있다. [서울=뉴시스]


[이데일리 박수익 정다슬 기자] 18일 박근혜 대통령의 첫 예산안 시정연설이 있은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본회의장. 오전 10시 강창희 국회의장의 본회의 개회선언 직후 박 대통령이 입장하자 새누리당 의원들은 모두 기립박수로 대통령을 맞이했다.

민주당 등 야당의원들도 대부분 자리에 일어났지만 박수는 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의 연설이 시작되자 여·야의원들의 반응은 더욱 극명하게 엇갈렸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연설 도중 총 34차례의 박수를 치며 호응을 했다. 총 연설시간이 30여분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1분에 한번 꼴로 박수를 친 셈이다. 하지만 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당소속 의원들은 일체 박수를 치지 않았고, 통합진보당 의원들은 ‘민주’라고 적힌 마스크를 쓰고 자리에 앉아 침묵시위를 벌였다.

박 대통령이 연설을 마치고 단상에서 내려오며 맨 앞줄에 앉아있던 김윤덕 민주당 의원에게 악수를 청했지만, 김 의원은 멋쩍은 듯 자리에 앉아 악수를 하기도 했다.

이후 박 대통령은 다른 민주당 의원에게 악수를 건네지 않고, 곧바로 새누리당 의원들이 앉아 있는 본회의장 중앙통로로 걸어나갔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박 대통령이 단상에서 내려온 직후 본회의장을 완전히 빠져나갈때까지 약 2분간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박수로 마중했다. 반면 민주당 등 야당의원들은 자리에 앉아있거나 퇴장했다.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민주당 의원 역시 소속 의원들처럼 박수를 치지 않은 채 자리에 앉아 모니터와 박 대통령을 번갈아 바라보며 조용히 경청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연설 도중 6차례 정도 자발적으로 박수를 치기도 했지만, 34차례나 박수를 친 새누리당 의원들과는 분명한 대조를 보였다.

한편 박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마치고 국회를 빠져나간 직후, 민주당은 국회 본청 계단에서 ‘민주파괴·민생파탄·약속파기 규탄대회’를 열고 “정국을 풀어야 할 당사자인 박 대통령이 오히려 정국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국회 본청 계단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강기정 의원이 국회본청 정문앞에 주차돼 있던 대통령 경호실 버스를 빼달라고 요구하면서, 경호실 직원과 강 의원 간 물리적인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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