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삼성토탈은 공장 가동 중 나오는 잉여 수소혼합가스를 판매해 이익을 얻고, 현대오일뱅크는 석유 정제에 필요한 원료를 값싸게 공급 받는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거래인 셈이다.
현대오일뱅크와 삼성토탈은 현대와 삼성그룹의 유화산업을 대표하는 계열사들이다. 이 때문에 담을 사이에 두고도 20년 이상 선박으로 원료와 반제품을 교환하는 불편을 당연하게 여겨 왔다.
그러나 양사는 이번 배관망 개통으로 연간 180억원에 이르는 생산원가와 물류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연간 8만t에 이르는 탄소배출량 저감효과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동종업체 간의 협력도 두드러진다. 정유사들은 서로 경쟁 상대지만, 협력 가능한 공통 분모를 찾아 `적`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S-Oil(010950)과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08년부터 강원도 동해 저유소를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다. 당시 S-Oil은 강원도 묵호에 있던 저장소가 너무 낡아 새 저유소를 지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그러다 결국 현대오일뱅크와 저유소를 함께 사용하기로 했다.
S-Oil 관계자는 "저유소를 공동 사용하면서 투자비 등을 절감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 관계에 있는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손을 잡는 사례가 많다"며 "경제적인 시너지 효과를 얻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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