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데덮친격으로 주력제품인 비만약 `슬리머`는 부작용 위험성을 이유로 시장에서 퇴출됐다. 실적부진을 이유로 영업을 총괄하던 대표이사 사장은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옷을 벗는 등 불운은 끊이지 않았다.
지난 2000년 시행된 의약분업 이후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업계 전체 판도를 주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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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은 "올해 한미약품의 경영 키워드는 변화와 혁신을 강조한 `새 한미`다"고 강조했다. 업계가 외부 환경으로부터 요구받는 새 패러다임에 맞춰 과거의 것을 모두 버리겠다는 의미다. 과거 10년이 `영업력`의 시대였지만 앞으로는 연구개발 성과로 내실을 다지지 않는한 결코 부진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는 얘기다. 연구소장 출신인 이관순 사장은 지난해 임선민 사장의 사퇴 이후 영업과 연구 분야를 총괄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R&D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이관순 사장은 "올해부터는 외부 연구기관 등의 유망신약을 발굴함으로써 파이프라인을 다양화한다는 개방형 R&D 전략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다국적제약사들과의 협력을 통한 경쟁력 갖춘 수입약물의 도입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과거 한미약품은 자체개발한 개량신약·제네릭 제품으로만 영업을 했지만 최근 들어 GSK, 룬드벡 등 다국적제약사와의 공동판촉 계약이 느는 추세다. 자체개발 제품으로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현실을 인지하고 그동안 주저하던 수입신약 도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영업조직도 전면 개편했다. 병원별로 담당자에게 일임해 전체를 총괄토록 하는 방식에서 주사제, 심혈관, 원외처방 등 약물 특성에 따른 맞춤형 영업조직을 구성하며 150명에 달하는 병원급 영업인력을 전면 재배치했다.
연구소장 출신답게 이관순 사장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연구개발의 성과다.
이관순 사장은 "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려면 이제는 연구개발의 성과를 내야한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업계에서 가장 많은 R&D 비용을 투입하면서 총 7개의 신약을 개발중이다. 이 회사는 올해 1000억원을 R&D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들 제품이 정식 허가를 받고 세계시장 진출이 가시화되는 3~4년 후쯤에는 한미약품의 글로벌 기업 도약은 한층 가까워지게 된다.
이 사장은 "자체 신약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자본과 마케팅력을 갖춘 다국적제약사와 손을 잡아야 한다"며 "올해는 신약 1~2개에 대해 다국적제약사들과 수출계약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 한미약품이 가장 자신있는 개량신약 분야에서도 올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일 태세다. 한미약품은 국내제약사의 개량신약 원조격인 고혈압약 `아모디핀`을 비롯해 최근 `아모잘탄`, `에소메졸` 등 연이어 굵직한 개량신약을 내놓고 있다. 아모잘탄은 출시 2년째인 지난해 46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한미약품은 허가용 임상1상을 마친 아모잘탄은 하반기 유럽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며 미국 FDA 허가절차를 진행중인 에소메졸도 올해 하반기에는 시판허가를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관순 사장은 "수치상으로만 보면 현재 아주 힘든 시기를 겪고 있지만 이는 `글로벌`과 `신약`을 키워드로 장기 성장 동력을 마련해가는 과정에서 겪는 성장통일 뿐이다"고 회사 비전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사장은 1960년 경기도 화성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화학교육과 졸업 후 한국과학기술원에서 박장을사과정까지 마쳤다. 1984년 한미약품에 연구원으로 입사한 이후 연구소장을 거쳐 지난해 사장에 선임됐다. 현재 대한민국 신약개발상 심사위원, 한국 응용약물학회 부회장, 교육과학기술부 기초연구사업추진위원회 위원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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