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인 | 이 기사는 12월 08일 11시 38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 인`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현대건설(000720) 인수전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공방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현대엘리베이(017800)터를 둘러싼 지분변화가 심상치 않다. 시장에서는 이 회사의 2대주주인 쉰들러가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를 겨냥해 지분 매입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과 현대그룹에 따르면, 스위스계 엘리베이터 회사인 쉰들러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3일까지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13만 783주(1.83%)를 추가 매입, 지분율을 종전 31.57%에서 33.40%로 높였다.
쉰들러는 지난 2006년 3월 KCC 등 범현대가로부터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5.5%를 넘겨받으며 2대주주가 된 곳이다. 그동안 직접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지분도 늘리지 않으며 현대그룹과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올 5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지분을 추가 매입한 뒤, 현대그룹 컨소시엄이 현대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직후인 지난달 17일에도 한국프랜지공업이 가지고 있던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19만 5596주(2.74%)를 장외매수하는 등 본격적인 지분 확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또 지난 10월 허용석 전 관세청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려던 계획이 취소돼 현재 사내이사 자리 하나가 공석인 상황이다. 따라서 내년 3월 정기주총에서는 최대 5명의 등기임원을 선임해야하는 셈이다.
12월 결산법인인 현대엘리베이터의 정기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려면, 결산일인 12월 31일 자로 주주명부에 등재돼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최근 쉰들러의 지분확대는 주주명부 폐쇄일 전 최대한 지분을 모으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쉰들러가 현대엘리베이터에 이사회 자리를 요구하면서, 본격적인 경영참여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물론 쉰들러가 지분보유목적을 “현대엘리베이터와의 제휴관계를 위해 긴밀하게 협의해 사업을 진행하고자 한다”로 명시한 만큼, 적대적 행보보다는 현대엘리베이터와의 우호적 분위기 속에서 경영참여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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